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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몰장병 잘 기리는 것이 호국의 길

  • 입력 2023-06-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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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예비역 육군 대장

내일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을 추모하기 위한 국가 추념일이자 법정 공휴일이다. 국경일이 아니다. 여기서 국가는 우리의 조국인 대한민국이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국가이자, 유엔에서 인정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로 태어났다. 현충일은,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일어난 3·1운동,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절 등의 국경일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충일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선열을 기리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집단은 누구인가? 이는 단연코 대한민국을 파괴해 자신들의 이념에 맞는 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북한이다. 북한이 이러한 목적으로 대한민국을 공격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위협적이었던 것이 1950년 6·25전쟁이고, 그 후에도 1968년 1·21사태,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 2000년 이후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계속된 도발이 있었다. 그때마다 수많은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분들이 누워 계신 곳이 국립현충원이다. 그래서 현충일 행사는 매년 현충원에서 개최된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이들을 추모했는가? 시대적·정치적 상황에 따라 호국영령과 전몰장병을 매도하고 폄훼한 적은 없었는가? 참전용사는 잊어지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훈은 턱없이 부족하다.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이 순직으로 처리된 뒤 전사자로 인정받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천안함 피격 당시 살아남은 장병들을 패배자처럼 취급했으며, 그 원인을 제공한 북한을 두둔하는 세력도 있었다.

그리고 그 유족의 한 맺힌 절규를 국가 지도자들이 외면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파괴하고자 전쟁을 일으킨 인민군대를 육성한 인물이 현충일에 애국지사로 둔갑돼 추모됐다. 그래서는 안 된다. 수많은 6·25 전몰장병이 누워 계신 현충원에서 현충일에 그래서는 안 된다. 전 세계에서 자신의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일을 가장 잘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지금도 제2차 세계대전부터 6·25전쟁, 월남전쟁 등을 거치며 전사한 장병들을 끝까지 찾아낸다. 그렇게 찾아낸 그들의 유골이나 유품이 그들의 조국인 미국으로 돌아오면 대통령과 전 국민이 그들을 추모하고 기린다. 이것이 미국의 힘이다.

우리는 현충일에 조기도 게양하지 않고 국경일과 다름없는 휴무일로 생각하며 놀러 가기에 급급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진정으로 우리 조국인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선열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추모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도 안 되고, 여당과 야당이 따로일 이유도 없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그 유족을 돌보기 위해 전 국민이 뜻을 모으면 된다. 이것은 과거에 대한 보훈임과 동시에, 언젠가 또다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하는 약속이다.

‘조국 대한민국은 절대로 여러분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며, 여러분의 가족을 여러분과 같이 돌보겠습니다’라는 약속을 보여줘야 우리 후손들이 몇백 년 뒤에도 현충일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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