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집회대비 교통통제 31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민주노총의 대규모 전국 동시 다발 파업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경찰이 교통 통제를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민노총 또 도심집회… 경찰, 강경대응 방침

민노총, 오전부터 사전집회 후
오후 4~5시 세종대로에 총집결
오후 7시부터 청계천 야간 집회

警, 불법 변질 땐 캡사이신 사용
차로 무단점거하면 기동대 투입

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에서 2만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지난 16∼17일 ‘1박 2일 불법 노숙 집회’를 개최한 지 2주 만이다. 이날 집회는 교통이 혼잡한 평일 퇴근 시간대 전후로 열리는 데다 도심을 가로질러 행진하는 야간 가두시위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인근 도로의 극심한 교통 체증이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서울에만 80개 부대(경력 4800명)를 배치하고 불법 집회로 변질될 경우 캡사이신 분사까지 포함한 즉각적 해산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명 ‘노란봉투법’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집회 후 용산 대통령실을 거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행진한다. 이곳에는 ‘건설현장 폭력행위(건폭)’ 수사를 받다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50) 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이들은 오후 4시 ‘경고파업결의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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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집회는 국회 앞을 비롯해 종로구, 용산구, 서대문구, 중구 등 도심을 에워싸며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오후 1시 건설노조 5000명은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건폭 수사에 항의하는 규탄 집회를 연다. 오후 1시 30분에는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서 5000명 규모의 건설노조 집회가 개최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2000여 명은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인근에서 양 씨에 대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한 후 세종대로로 행진한다. 총파업에 나선 금속노조 3000여 명은 같은 시간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후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인근 4∼5개 차로에 집결해 오후 4∼5시까지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내용의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또 오후 7시부터는 공무원노조와 언론노조, 건설노조 등 1800명이 청계천 인근 도로에서 야간 집회를 연 뒤 경찰청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오전 11시쯤부터 세종대로 인근 4∼5개 차로에 대한 통제를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불법적으로 변질될 경우 즉각적인 해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최루제 성분의 캡사이신 희석액과 분사기 등도 준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불법에 대해 경찰로서 해야 할 역할을 주저 없이 당당하게 하겠다”며 “캡사이신 사용이 부득이 필요하다면 현장 지휘관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노총이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 이후 차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기동대를 투입해 해산에 나설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이 강제 해산 조치에 나설 경우, 최대 2만 명에 달하는 노조원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 있어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규태·강한·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