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화영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 먼 친척…안부수 첫 만남 때도 동석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지원, 쌍방울 대납 등 보고 받아
檢 확보 국정원 내부문건에도 보고와 비슷한 내용 담겨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 안부수 아시아태평양평화교류협회 회장으로부터 대북 사업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의 증언할 경우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 의사 타진과 쌍방울을 통한 사업비 대납 등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한 주요 사실 관계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신진우)가 심리로 지난 30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뇌물·대북송금·증거인멸교사 사건 34차 공판에서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보낸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국정원 직원 A 씨를 증인으로 신청하는 데 동의했다. A 씨는 이 전 부지사의 먼 친척으로 이 전 부지사와 안 회장의 첫 만남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와 안면을 튼 안 회장은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 약속을 비롯해 쌍방울이 해당 자금을 대납하려 한다는 사실 등을 보고했다고 한다.

지난 9일 진행된 3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 회장은 "스마트팜과 관련해 김성혜 북한 조선아태위 실장과 있었던 일을 모두 국정원에 보고 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당시 그분(A 씨)이 김성혜의 일거수일투족 관심이 많아서 해당 내용을 상세히 설명 드렸다"며 "방북 문제나 북측 인사와 관련한 것은 본인이 처리하겠다고 해서 편하게 (이야기를) 하시라 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회장은 "김성혜 측에서 이 전 부지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 (내가) 이 전 부지사에게 전화해 항의했다. 당시 북측에서 100만 달러라도 먼저 지원해 달라고 해서 이를 전달하기도 했다"면서 해당 내용도 국정원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실제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의 내부 문건에도 비슷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국정원 내부 문건에는 안 회장이 국정원과 경기도의 정보원으로 활동한 내용과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10월 방북 당시 김성혜에게 스마트팜 지원과 50억 원을 주기로 약속한 사실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 부지사의 지원 약속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보고됐는데, 약속을 안 지키자 북측이 ‘200만~300만 달러라도 먼저 지원해달라’고 했다"는 안 회장의 발언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안 회장의 증언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재판부에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직권으로 발부해 달라 요청했다. 재판부 역시 "이 사건 관련 유의미한 증거로 어느 정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가 국정원 내부 문건 및 직원의 행보 등을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주요 포인트로 짚은 만큼 향후 A 씨가 증인으로 서게 되면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간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스마트팜 사업 지원을 약속했고, 해당 계획이 이행되지 않자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사실을 국가 정보 기관도 인지할 정도로 사실 관계가 뚜렷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A 씨의 보고도 안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문건의 신빙성을 탄핵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