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쉬운 우리말 생활 2023 - 1. 정보통신기술분야 (上)

기술의 발달 속도만큼 새로운 용어와 어려운 외국어, 외래어들이 가장 많이, 그리고 빨리 생겨나는 분야가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이다. 현대인들에게는 이 분야의 기술이나 지식, 정보를 얼마나 획득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한 지금, 쉽고 모두에게 통하는 순화어와 대체어가 가장 절실한 분야다.

고쳐 놓고 보면 또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게 이 분야의 언어다. 예컨대, 지난 몇 년간 정보기술(IT) 분야의 가장 뜨거운 화두였던 ‘메타버스’는 우리말로 바꾸면 ‘확장 가상 세계’다. 이해의 속도가 빨라진다.

요즘 ‘플랫폼(platform)’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이는 ‘정보시스템 환경을 구축·개방해 누구나 방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반’이라는 뜻이다. ‘플랫폼’까지는 순화어로 바꾸기 어렵지만, ‘플랫폼 노동’은 좀 더 쉬운 말로 대체 가능하다. 바로, ‘온라인 매개 노동’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늘어나는 근로 형태의 하나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먼저 ‘온라인 매개 노동’이라는 말을 쓴다면, 남녀노소 학력에 상관없이 쉽게 뉴스를 이해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 등을 흔히 ‘빅 테크(Big Tech)’라고 한다. IT 대기업, 즉 규모가 크고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라는 뜻이다. 이는 ‘정보기술 대기업’으로 바꾸면 알아듣기 쉽다. 태생적으로 이 분야는 ‘테크(Tech)’와 결합돼 만들어진 신조어들이 앞다퉈 쏟아지고 있는데, 이를 ‘기술’로만 바꿔줘도 간단하게 순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에듀 테크(Edu Tech)’는 ‘교육정보 기술’로, ‘헬스 테크(Health Tech)’는 ‘건강 기술’로 바꿔 부르면 된다.

영어의 ‘침착한’ ‘차분한’이라는 의미의 캄(calm)과 기술을 엮어 만든 ‘캄 테크(Calm Tech)’는 ‘자동 편의 기술’로 대체 가능하다.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또, ‘낮은’이라는 뜻의 영어 ‘로(low)’가 들어간 ‘로 테크(Low Tech)’는 ‘단순 기술’로 순화하면 훨씬 쉽고 이해가 빠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