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찰 이미지. 연합뉴스

윤희근 청장 “고비난성 의무 위반 잇딴 발생…각별한 주의”
성범죄, 음주운전 무관용 원칙 적용해 중징계 엄중 조치


현직 경찰관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되고, 또 다른 경찰관은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증거인멸을 하다 구속되는 등 경찰 내 성(性) 비위가 잇따르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각 기능별로 성 비위 근절 대책을 내놓으라”고 엄중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올해 처음으로 13만 명에 달하는 전(全) 경찰에 성 비위 근절을 촉구하는 특별 경보를 발령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전날 경찰 내 성 비위 문제를 총괄하는 이선민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중심으로 감사관과 경무인사기획관 등에게 각 기능별로 성 비위 대책을 검토해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청장이 직접 회의를 열고 비위 사안을 분석해 대책 마련 후 최대한 빠르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인사·교육을 맡는 경무에서는 성 비위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감사관실은 비위 당사자를 엄중 문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이르면 이번 주중 각 기능별 회의를 주관하고 대책안을 취합해 윤 청장에게 직접 보고할 방침이다.

감사관실은 13만 명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성 비위와 음주운전 근절을 촉구하는 특별경보도 전날 발령했다.

전날 오후 폴넷(경찰 내부망)에는 “최근 음주운전뿐 아니라 성 비위와 같은 고비난성 의무 위반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조직 전체의 기강 해이로 비추어지고 있다”며 “전 직원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금년도 제2호 특별경보를 발령한다”고 감찰담당관 명의로 공지됐다. 음주운전 및 성 비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중징계 이상의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도 적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경보 중 비위가 발생할 경우 더 엄하게 징계할 수 있다”고 했다. 성 비위 관련 특별경보는 올해 처음이며, 지난 2월 음주 운전 비위가 잇따르자 한 차례 발동된 바 있다.

경찰의 이런 조치는 최근 현직 경찰관이 성 비위 문제로 징계 조치되거나 입건, 구속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강 해이’ 지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선 A(32) 경장이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지난 22일 수원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서울 수서경찰서에서도 50대 B 경위가 지난 3일 자택 인근 편의점 노상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같은 장소에 있던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아 입건됐다. 지난 21일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순경이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미성년자 의제강간)로 구속됐으며, 서울 중부경찰서의 한 경찰 간부는 성희롱 발언 등으로 성 비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 지난 19일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최근 5년간 성 비위로 징계받은 경찰관은 2018년 48명, 2019년 54명, 2020년 69명, 2021년 61명, 지난해 79명으로 증가 추세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