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간 흘렀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영정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백동현 기자

김광호 서울청장 기소조차 못해
대검·서부지검 갈등설도 제기
유족들 “합리적 이유없이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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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됐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늘어지면서 김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를 두고 대검찰청과 서울서부지검 간 갈등설도 제기된 상태다. 유족들은 기존에 기소된 16명에 대해 단죄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탄핵 심판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한 ‘윗선’도 파면 등 합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김 청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김 청장은 참사가 발생하기 전 ‘핼러윈 축제 관련 보고’를 통해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아 사상자 규모를 키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월 김 청장을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4개월간 김 청장을 수사해온 서울서부지검 형사 3부(부장 김창수)는 김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의견을 냈지만, 대검에서는 내용 보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 11일 대검찰청 앞에서 “경찰과 검찰 수사팀 수사 결과와 구속 및 기소 의견에도 대검이 합리적 이유 없이 제동을 걸고 수사를 막고 있다”며 “김 청장이 기소될 경우 그의 윗선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해 이번 사안에 정치적, 정무적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고 항의했다.

김 청장과 달리 검찰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해선 경찰에서 송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 대부분 기소했다. 현재 검찰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는 16명이다. 이 전 서장을 비롯해 용산서 관계자 7명, 박 구청장을 비롯한 용산구 관계자 4명, 용산보건소장,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해밀톤호텔 관련자 3명 등이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이미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6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고, 오는 20일 오후 5시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유족들은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와 피해자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촉구하고 있다. 또 유족 측은 “재난안전법은 행안부 장관을 중대본부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장관은 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며 이 장관에 대한 파면도 요구하고 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