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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개선해주는 보청기…올바른 선택 사용법 중요
잘못된 보청기 사용, 되려 기피 요인…전문의 처방 필수
길병원 선우웅상 교수 "나빠진 청력 회복 어려워, 예방 관리해야"


어르신들이 흔히 하는 말 ‘나이가 들어서 귀가 어두워졌다’는 말은 사실 의학기술이 발전한 현재에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난청 환자는 국내 60대의 10%, 70대의 25%, 80대의 절반으로 추정될 정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보청기만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귀가 어두워지면서 함께 어두워졌던 삶의 질 자체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에게 맞는 정확한 보청기 사용이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는 "난청 환자들에게 보청기 착용은 큰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보청기를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난청 그대로 놔두면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위험 높아져=난청은 작은 말소리를 못듣거나, 말귀를 못알아 듣는 등 원활한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 이 자체로 삶의 질을 낮추지만, 난청이 방치될 경우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같은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소리로 귀와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난청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사회생활이 위축되고 활동량이 감소돼 노쇠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난청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중이염이나 이소골 장애 같은 ‘전음성 난청’과 노화나 소음 환경이 원인인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다. 과거에는 전음성 난청이 많았지만, 이는 항생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현재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자뿐 아니라 이어폰 사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소음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노화성 난청과 달리 소음성 난청은 소음 환경에서 벗어나는 등의 노력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전음성 난청의 경우 시술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 늘고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난청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사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청력이 완전히 손상된 후에는 보청기로 청력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귀 가까이에서만 말하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고도난청 환자는 보청기보다는 인공와우이식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드러나는 외형 보청기는 사라지는 추세= 난청이 생겼다면, 보청기는 매우 유용한 개선 수단이 될수 있다. 전문의의 진단 하에 이뤄진 보청기 착용은 난청 극복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선우웅상 교수는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크기도 작아지고 사용도 편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발된 보청기는 성능은 물론 외형도 많이 개선됐다. 귀 뒤로 살짝 걸거나 외부에서 아예 보이지 않는 제품도 있다. 과거처럼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이는 외형의 보청기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난청이 있다면 안경을 끼듯이 보청기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형에 따라 고막형, 귀속형, 외이도형, 오픈형, 귀걸이형 보청기가 있고, 소리를 분석해 조절하는 채널 수에 따라 기능이 구분된다. 기존의 교체형 배터리 대신 충전식 배터리를 탑재한 보청기와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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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보청기 사용, 효과 떨어져…전문의 진단 후 착용 필수=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난청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환자들의 보청기 사용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다.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보청기가 필요한 40dB 이상 중등도 난청 유병률은 60대 12%, 70대에 26%, 80대 이상에서 53%였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보청기가 필요한 인구 중 약 12.6%만이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낮은 보청기 사용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경제적 문제, 낮은 효과, 이명, 이물감 등이 꼽힌다.

경제적 문제는 현재 보청기의 정부지원이 청각 장애(양측 60dB 이상, 또는 한쪽 40dB·반대쪽 80dB 이상)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우웅상 교수는 "보다 많은 난청 환자들이 도움이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청기를 구입했더라도 실제 사용하지 않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 환자 개인의 건강 및 청력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선택한 경우다. 이 경우 말소리가 뚜렷이 들리지 않거나 이물감에 착용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 두드러진다. 선우웅상 교수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 후 처방이 이뤄져야한다"며 "난청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 만큼 자신의 귀 건강 상태에 맞게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청기 착용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후관리를 못 받았고, 절반이 조금 안되는 숫자는 보청기 사용 자체를 포기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선우웅상 교수는 "한번 나빠진 청력은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난청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난청이 이미 발병했다면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하에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