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NSC 보좌관이 25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아산 플래넘 2023’ 국제 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포럼 참석
“북한, 지난 30년간 한 · 미 속여”

정몽준 “핵에는 핵으로 대응”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지금 북한은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확실히 갖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이 진짜 (실전배치) 핵무기를 갖게 되는 상황을 막아낼 수 있다”며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은 애초부터 헛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한·미동맹 70년과 그 이후’를 주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23’ 참석차 방한한 볼턴 전 보좌관은 문화일보와 가진 별도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 30년 이상 우리를 속여왔고 나는 그들을 상대로 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미 정상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확장억제 관련 특별 성명과 관련, “우리가 논의해야 할 문제는 북한의 핵 역량 증강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북한 위협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관심받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의나 핵무장론에 대해선 “만약 한국이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일본과 러시아도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며 “현재 북한과 관련된 상황은 (한국의 핵무장보다는) 한·미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한·미·일 3국이 협력해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준다”는 입장을 내놨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은 결코 그들의 정권이 종말을 맞을 수 있는 통일을 위해 협상하러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이용해 어떻게 하면 주한미군, 주일미군을 한반도와 일본에서 철수시킬 수 있을지를 놓고 위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이 수입하는 석유의 90%를 공급하는 나라”라면서 “중국은 북핵을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핵화에 협력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24일) 한·미가 동시에 대북 독자제재를 추가한 것과 관련, “제재에 대해 항상 우려해야 할 것은 제재의 비효율적인 사용 가능성”이라며 “제재는 북한을 압박하는 점에 있어 필요한 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