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쌍특검’ 패스트트랙 지정
국힘 “불필요 정쟁법안 미루자”

국회에 계류된 전세사기 관련 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 패스트트랙 처리와 본회의 직회부 법안 강행을 시사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불필요한 정쟁 법안은 미루고 전세 사기 관련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민생법 처리에 관심 없고 정치 유불리를 따지며 정쟁에 몰두하는 게 과연 공당의 자세인가”라며 “27일 본회의에서 오로지 민생법안 처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피해자는 대부분 하루가 급한 사회적 약자로 정쟁 대상으로 삼아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며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국회에서 제때 신속하게 입법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국회에 발의된 전세사기 관련 법안 27건 가운데 17건이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27일 본회의에서 일명 ‘쌍특검’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고, 직회부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법 절차대로 나설 것”이라며 단독으로 법안을 밀어붙일 것을 시사했다. 전세사기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두고도 여야는 네 탓 공방을 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인해 전세대란이 일어났다”며 “전세사기 사건은 이때 싹튼 것이란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 미분양은 사주라면서 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선구제는 못하냐”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공공매입 특별법(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여당은 공공 매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정부가 피해 주택을 매입할 경우 1차 이익은 채권자에게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도 여야는 정부와 서로를 향한 질타를 이어나갔다.

김보름·김대영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