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RA 보조금 한국 전기차 제외

美와 지속적인 협의 추진 강조
업계 “정부가 협상력 발휘해야”

정부는 18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에 우리 기업이 제조하는 차종이 모두 제외된 데 대해 “유럽연합(EU)이나 일본 차종도 대부분 혜택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한국차의 미국 내 경쟁력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혜는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미국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IRA나 반도체과학법 등 한국 기업에 부담이 큰 미국 보조금법 조항들이 완화되거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 정부의 IRA 적용 대상 차량 발표와 관련해 “지난 3월 말 가이던스 발표 때 이미 ‘광물 40%·부품 50%’ 요건을 맞춰야 한다는 규정이 공개됐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날 결과가 예상됐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배터리 부품을 양극판·음극판·분리막 등으로 정의하고 광물은 개별이 아닌 총합으로 비율을 산정하기로 하는 등 지난 3월 말 발표된 IRA 가이던스에 우리 측 입장이 일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탈(脫)중국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등 전반적인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업계가 북미 내 최종조립 등 차별적 요건이 없는 상용차 전기차 세액공제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 수혜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미국과의 협의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고도의 협상력을 발휘해 기업 부담을 최소한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