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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강력반발… 국힘도 파장 촉각
국힘 “민주 전대는 쩐당대회”
민주 “야당 탄압, 기획수사”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169석 거대 야당이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 “야당탄압 기획수사”라며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지만,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단행되는 등 이른바 ‘이정근발(發) 리스트’ 현실화 우려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당대회는 ‘돈당대회’ ‘쩐당대회’라고 표현될 정도로 부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13일 민주당은 전날(12일) 진행된 검찰의 압수수색 시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동시에 추가파장을 우려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당내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장기가 압수수색”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도 압수수색 하루 뒤 입장문을 통해 “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초유의 정치탄압”이라며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이 이루어진 국면전환용 무리한 기획수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원내지도부는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정근발 리스트에 대해 발언을 삼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회의 종료 직후 ‘민주당 현역 의원만 10명 정도 (리스트에 포함됐다)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들은 바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긴장 태세는 이정근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이 언제 추가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의 골자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부총장을 통해 선거자금을 윤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송영길 전 대표 측근인 윤·이 의원에 국한됐으나 검찰이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불법 선거자금 의심 금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선거가 169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의 당내 선거에서 횡행하고 있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정근 게이트가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선 ‘이정근 리스트’를 계기로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돕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하영제 의원발 사건이 향후 당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최지영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