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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국가안보 외길… 성실· 겸손 몸소 실천하신 ‘참 군인’

  • 입력 2023-04-12 09:01
  • 수정 2023-04-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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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박세환 前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1940∼2021)

성실과 겸손을 말로 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군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글로 쓰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 박세환 전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님은 성실과 겸손을 행동으로 실천하신 분입니다. 나라에 대한 충성이 곧 일상이 되었던 분입니다. 살아생전 회장님의 모습이 우리들의 눈앞에 또렷합니다. ROTC 1기이시며 ROTC 최초의 장군, 사단장, 군단장, 사성장군,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회장님 이름 앞에는 항상 따라붙은 수식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초’라는 단어입니다. 그 수식어는 회장님에게 영광의 면류관인 동시에 무거운 십자가이기도 했습니다.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는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말라.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은 후일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이 되어버린 다짐의 경구입니다.

하루 24시간 모든 언행의 길잡이인 동시에 나침반인 말씀입니다. 그래서 회장님은 ROTC의 신화가 되셨습니다. 출신 불문, 군인들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지역 불문, 국민의 영웅이 되셨습니다.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거처하실 때의 일입니다. 지역사단장이셨던 회장님은 백담사를 찾아갑니다. 지난날 청와대에서 참모로 모셨던 대통령에 대한 도리이자 의리였던 것이지요. 이 일로 인해 회장님은 전역 위기까지 내몰렸습니다. 어찌 자기에게 닥칠 불이익을 예상하지 못했겠습니까? 메모지 한 장도 소중하게 간직하시는 회장님의 역사 사랑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사 중에 부관이 실수로 자료 한 박스를 쓰레기로 알고 내버렸답니다. 회장님은 며칠 동안 잠을 못 주무셨다 합니다. 귀중한 메모들이 사라졌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그러나 부관에게는 한마디 질책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월남전에서 창설하신 ROTC 장학금은 지금까지 1600여 명에게 17여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향군회장 재직 시 창설하신 100억 원 장학금 모으기 운동은 현재 40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자서전 수익금 전액, 5·16 민족상 상금 등 총 1억여 원을 기부하셨습니다. 여기에는 미국 출장 가실 때 일등석을 이코노미석으로 바꾸어 절약한 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로이기도 하신 회장님은 사단장, 군단장, 군사령관 재직 시마다 교회를 건축하셨습니다. 장군님은 평소에 농담처럼, 간증처럼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교회 하나 지을 때마다 하나님은 나를 한 계급씩 올려 주셨다고….’

천국의 영생이 이 땅의 부대끼는 삶보다 나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가 회장님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직도 이 땅에 하실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6·25전쟁 이후 가장 위태로운 안보 상황입니다.

해방 직후 좌우 갈등에 버금가는 이념 갈등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경제난국으로 제2의 아르헨티나, 그리스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장님의 지혜와 경륜과 신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이와 같은 역사의 고비에서 이 모든 것을 놔두시고 하늘나라에 가 계시니 더욱 회장님이 그립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을 누리시옵소서. 회장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대한민국의 수호신이 되어 주시옵소서. 회장님께서 가신지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천국에서 평안을 누리시리라 믿습니다.

이정호 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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