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건설현장 정상화 ‘앞장’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정상화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김상수(앞줄 강연대) 대한건설협회장과 건설사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건협, 현장 정상화 결의대회

30대 건설사 CEO 등 참석
타워크레인 조종사 수급 협약
인력풀 구축해 파업공백 대응
“노조 불법행위 땐 적극 신고”

전국 건설 현장에서 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불법행위 등으로 조종사의 공백이 발생하면 건설사나 타워크레인 임대사의 요청을 받아 대체 조종사를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주요 건설사들은 건설 현장 정상화를 위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와 횡포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기로 했다. 건설 현장의 불법, 부조리한 관행으로 꼽혀온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월례비 수수 등을 근절하기 위해 주요 건설사들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효과가 주목된다.

대한건설협회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지난해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사 기준 30대 건설사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건설 현장 정상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서 대한건설협회와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은 건설 현장에 타워크레인 조종사를 적정 수급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한건설협회가 타워크레인 조종사 자격자의 신청을 받아 인력풀을 구축·관리하고, 인력풀 조종사를 타워크레인조합에 제공하면 조합이 숙련도 향상을 위한 기초교육 등을 실시해 현장에 조종사를 공급하기로 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수십 년간 건설 현장에 뿌리 깊게 박힌 건설노조의 불법행위가 근절돼 건설 현장의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도급사를 대표해 결의문을 채택한 30대 건설사는 “건설 현장 정상화를 위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정부기관에 적극 신고하고,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와 횡포에 대해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먼저 나서 문제 해결에 적극 노력하는 등 원도급사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대회는 건설 현장을 책임지는 원도급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발본색원해 건설 현장을 조속히 정상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건설 현장 정상화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문건설협회는 앞서 지난달 ‘건설 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 고발 증언대회’를 열고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안팎에 공개한 바 있다.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 110개 사로 구성된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은 지난 7일 고액 월례비를 받은 부산·울산·경남 지역 타워크레인 조종사 60명을 부산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타워크레인 사업자가 조종사 명단을 특정해 수사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 조종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연간 월례비 수수액이 1억 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타워크레인조합은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월례비를 받는 행태가 부·울·경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에 만연해 있고 이번에는 고액 수수자들만 추려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