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2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대구광역시 국가산단 및 균형발전 현안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행자 "개인적 통화한다고 착각한 듯" 황당
洪 SNS서 "내가 韓 시기하는 듯 무례한 질문"
과거 KBS라디오서도 인터뷰 도중 전화 끊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 도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인터뷰 도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관한 의견을 묻자 이 같은 상황이 빚어졌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이 총선 나올 거다 안 나올 거다, 나와야 된다 안 나와야 된다, 말들이 많다. 홍 시장 의견은 어떤가’란 질문에 "나는 의견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누구 특정인에 대해서 ‘나오라, 나오지 마라’ 그것도 넌센스인 게 총선은 총력전"이라며 "지게 작대기라도 끌어내야 할 판인데 누구 나오라, 나오지 마라고 할 수가 있는가. 모두 다 할 수 있으면 총력전으로 덤벼야지"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는 보다 구체적인 입장이나 의견을 들으려는 듯 ‘한 장관은 총선으로 가는 것보다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이 정부의 어떤 상징처럼 활동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이런 말도 있어서 그런데 총선에 도움 되면 나가야 되느냐’고 물었고, 홍 시장은 "그것은 내가 할 말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그렇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 앵커가 재차 ‘한 장관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되묻자 홍 시장은 "말을 그래(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결국 김 앵커가 ‘(질문이) 방자한가?’라고 묻자 홍 시장은 "전화 끊자, 이상하게 말을 돌려가지고 아침부터 그렇게 한다"며 인터뷰 중단을 선언했다. 김 앵커는 ‘죄송하다’고 상황을 전환시키려 했지만 홍 시장은 끝내 "전화 끊는다"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이미지 크게보기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화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현정 앵커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 캡처

이에 김 앵커는 당황한 듯 "홍 시장이 저랑 개인적인 통화를 한다고 착각하신 것 같다, 청취자들이 듣고 계시는데 이것은 아니다"며 "홍 시장이 아마 사과 전화를 저희에게 주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장관에 관해서 저희가 질문을 드리겠다라고 질문지도 가고 했는데 한 장관에 대해 두 번째 들어간 질문이 ‘뭔가 아니다’라고 생각을 했는지 좀 언짢았던 것 같다"며 "홍 시장과는 다시 한 번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홍 시장은 인터뷰 직후 SNS에 올린 글에서 "내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했다"며 "인터뷰어(진행자)가 인터뷰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몇 년 전에 KBS라디오 인터뷰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오늘 CBS 인터뷰 할 때도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유감이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2019년 1월 31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던 시절에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인터뷰 도중 전화를 끊은 사례가 있다. 당시 홍 시장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질문이 나오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다 "이런 식으로 베베 꼬아서 하는 인터뷰 그만하자"고 말했고 진행자가 "어차피 시간도 다 됐다. 여기까지 듣겠다"고 말하는 도중 전화를 끊어버렸다. 홍 시장은 당시 인터뷰 후 SNS에 올린 글에서 인터뷰 내용에 대해 "좌파 선전 매체의 갑질 방송"이었다며 "대본에 없는 기습 질문을 하는 것까지는 받아줄 수 있으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지사를 옹호하며 무죄 판결을 받은 내 사건을 거론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