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망 1.6%보다 낮아
“내년 2%대 복귀 장담못해”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망대로라면 올해 1%대 성장도 쉽지 않은 데다, 내년에도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최대 성장률) 수준인 2%대 복귀를 장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외국계 IB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낮아지겠지만,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8개 주요 외국계 IB가 지난 3월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집계됐다. 6개 외국계 IB가 1%대를 예상한 가운데 씨티는 한국 경제가 올해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노무라는 역성장(-0.4%)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외국계 IB가 나올 경우 1%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8개 외국계 IB의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올해 2월 말 기준 2.1%에서 3월 말 기준 2.0%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외국계 IB의 전망은 우리나라 정부나 한국은행의 예상과는 차이가 난다. 한은은 2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1.6%와 2.4%를 제시했다. 정부도 한국 경제가 올해 1.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IB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5.1%에서 올해 3.2%로 떨어진 뒤 내년 1.9%로 하락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1.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 2.7%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최근 자동차·2차전지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등 수출에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