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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양곡법 강행 논리 따져보니…

의무매입때 생산량 안 는다?
공급과잉이 기본적 경제논리

더불어민주당이 3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 요구 담화문에서 인용한 국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대해 거짓말이라 주장하며 총리 탄핵추진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학계와 농업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학계에서는 민주당이 괴담 수준의 주장을 중단하고 팩트에 근거해 개정안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한다며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인 ‘의무매입’ 효과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4일 정치권과 정부, 농업계 등에 따르면 학계에선 민주당의 개정안 주장 근거들에는 논리적 사실들이 결여됐다는 시각이 크다. 민주당은 “개정안에 따라 정부가 ‘의무’매입·격리하더라도, 격리에는 ‘조건’도 있고 시세로 매입하기에 쌀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선 ‘조건’이 연막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그 조건이 ‘생산량’과 ‘가격’인데, 정부가 매년 이 두 가지 조건에 따라 지금까지의 원칙인 ‘재량’이 아닌 ‘의무’매입·격리를 하면 의무 매입에 대한 기대로 농가는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결과적으로 쌀값 폭락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한석호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매우 기본적인 경제 원리”라며 “정부가 시중 넘치는 쌀을 매년 ‘의무’, 사실상 강제 매입해 주는데 재배가 손쉬운 쌀을 더 생산하려 하지, 가격도 낮고 재배가 까다로운 밭작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계에선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의무’라는 표현에 있는데, 민주당이 양보를 한다며 ‘의무’ 표현을 유지한 채, 생산량과 가격 부분에 대한 표현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변죽을 울린다는 지적도 크다. 민주당이 “국책연구원이 사용한 쌀 생산 추정 모델이 거짓”이란 주장에 대해 학계에선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한석호 교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사용한 ‘KASMO’는 농식품 수급 전망 추정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모형”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활용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농경연은 논 타작물 전환 면적도 소극적으로 추산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정부와 학계는 타 작물 전환 정책에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고, 쌀 의무매입·격리로 인해 다시 쌀재배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12월 14일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의 저자인 김종인 농경연 선임위원은 “쌀 재배 유인이 발생하고 쌀 가격 인상과 쌀 소비는 반비례하기에 소비가 더 줄며 생산 자체를 초과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