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하역 분주한 부산항 지난 3월까지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2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부진에 6개월째 뒷걸음
대중 수출도 10개월 연속 감소
3월 수출액 전년동월比 13.6%↓

윤석열 대통령의 ‘전(全) 부처의 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화’ 지시에 따라 모든 정부부처가 수출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중국발(發) 부진 여파로 월별 수출액이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며 올해 목표 달성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1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폭이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소속 산유국의 기습 감산으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뛰고 선진 시장이 위축되면 무역적자 폭도 다시 커질 수 있다.

3일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 수출 목표치 6850억 달러(약 904조4000억 원) 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월 수출액은 55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1∼3월 수출액 합계는 1515억 달러로 남은 9개월간 월평균 593억 달러 이상을 수출해야 목표치를 맞출 수 있다.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의 영향이 크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하며 8개월 내리 마이너스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대(對)중국 수출도 33.4% 줄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부는 수출지원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원전·방산 등 수출 동력 확충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기업화로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 등 수출 위험요인(리스크)이 여전하고 기대를 걸었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 등이 악재로 꼽힌다.

무역수지도 걱정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국가별로는 대중 무역 적자가 27억 달러로 6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올 1월(-127억 달러)과 2월(-53억 달러)에 이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그간 에너지값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덕분인데 최근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유보 결정도 큰 부담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수출입 동향 발표 이후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에 대한 부담도 지속될 우려가 있다”며 에너지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