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수활성화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소비진작 패키지 재가동

18만명 테마파크 만원 할인 등
총 153만명에 여행비용 혜택
휴가활성화·재량수업 확대도

전자여행허가제 면제 조치로
올 외국관광객 1000만명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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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됐던 관광과 소상공인 등의 분야를 활성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특히 올해 들어 둔화세에 접어든 물가상승을 부추기지 않고, 내수를 활성화해 경기를 부양하는 ‘맞춤형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금리 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한국경제가 수출에 이어 내수까지 모두 위태로워지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발표한 수출 활성화 대책처럼 내수진작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특히 이번 대책은 여전히 높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내수를 끌어올려야 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와 물가가 올해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물가 상승을 피하고,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무분별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 ‘현금성 지원’이 아닌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했던 관광업으로 눈을 돌려 ‘핀셋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외여행 수요의 일정 부분을 국내로 끌어오면 내수 진작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인당 숙박비 3만 원씩 총 100만 명, 유원 시설 입장료 1만 원씩 총 18만 명, 휴가비 10만 원씩 최대 19만 명 등 총 153만 명에게 필수 여행비용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여행 친화형 근무제’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22개국을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면제해 올해 방한 관광객 1000만 명 이상을 유치할 방침이다.

내수진작을 통해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내수가 실제로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지표로 볼 수 있는 소매판매 수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데다 고금리와 높은 가계부채로 원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가 더욱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없다면, 정부는 결국 추가경정예산 편성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