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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복자-성인으로 추대한다

장재선 선임 기자
장재선 선임 기자
  • 입력 2023-03-24 08:24
  • 수정 2023-03-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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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기에르 주교, 방유룡 신부도 시복시성 추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열어 결정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고 김수환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photo이미지 크게보기 브뤼기에르 주교.

photo이미지 크게보기 방유룡 신부.

photo이미지 크게보기 2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제11차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회의 후 시복시성위원회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부위원장 박선용 신부, 위원장 구요비 주교,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위원 유경촌 주교, 원종현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시복(諡福)·시성(諡聖)을 추진한다.

서울대교구는 23일 서울 명동 교구청에서 시복시성위원회를 열고 김 추기경과 조선대목구 초대 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1792~1835), 한국 순교 복자 가족 수도회 설립자 방유룡 신부(1900~1986)의 시복시성 추진을 결정했다.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이날 회의에서 “이 자리는 교구 시복시성위원회가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세 분에 대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지를 공적으로 표명하는 자리”라며 “정식으로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고 오랜 노력과 기도가 필요한 여정이지만, 세 분의 시복시성을 위해 이 시간부터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복시복위원회 위원장 구요비 주교는 “교회는 전통적으로 신앙인 중에 덕행이 뛰어나고 성덕이 출중하신 분들을 현양하여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늘은 영웅적인 덕행과 성덕의 명성으로 회자 되시는 세 분을 시복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띄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시복시성이란 가톨릭교회가 성덕이 높은 사람이 죽었을 때, 혹은 순교자에게 공식적으로 복자(福者)나 성인(聖人)의 품위에 올리는 예식을 말한다. 성인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복자는 해당 지역 가톨릭교회가 공경한다. 시복시성에는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이 필요하지만, 순교자는 순교 사실만으로 기적 심사가 면제된다. 시성이 되려면 먼저 시복이 이뤄져야 한다. 시복시성 진행 과정은 엄격한 증거 조사를 거친다는 점에서 재판 형태를 취한다. 예비 심사 법정은 이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덕성을 따져 교황청에 보낼 약전(略傳)을 만든다. 이어 교황청이 관련 자료를 검토해 선정 여부를 가린다.

김 추기경은 1968년 제11대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한 후 1998년 퇴임까지 30년간 교구장으로 사목했다. 교구는 “개인적 덕행의 모범, 한국교회의 성장과 위상을 높인 공헌, 인권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헌신 등으로 많은 이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라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서 그리스도교적 사상의 토대인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을 바탕으로 가장 낮은 사람을 또 하나의 그리스도처럼 대하며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전형을 모범으로 보여줬다”고 시복·시성 추진 이유를 밝혔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1년 교황청에 의해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됐으나 당시 선교활동이 엄격히 금지됐던 중국을 관통하는 데 3년이 소요되면서 조선 입국을 앞두고 병고로 마가자 교우촌에서 선종했다. 이후 서울대교구는 1931년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해 유해 송환을 추진,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지에 브뤼기에르 주교의 유해를 안장했다.

방 신부는 한국순교복자 가족 수도회 뿐 만 아니라 수녀회(1946년), 성직수도회(1953년), 재속복자회(제3회, 1957년), 빨마수녀회(1962년)를 차례로 설립했다. 조선왕조 당시 박해로 순교한 한국 순교자들에게 영감을 얻어 가톨릭 신앙을 동양적 정서 속에 녹여낸 고유한 수도 영성을 만든 공로가 크다. 한국순교복자 가족 수도회는 이를 바탕으로 순교자 현양 사업에 앞장서 왔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1925년 조선시대 순교자 79위가 시복됐다. 1968년에 24위가 추가돼 103위의 복자가 있었으며, 이들은 성(聖)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한 1984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시성식 때 성인품에 올랐다. 이후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24위를 복자로 선포해 국내에는 103명의 성인과 124명의 복자가 있다.

‘땀의 순교자’라고 불리는 한국인 두 번째 사제,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은 기적 심사 절차만 남기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 천주교는 현재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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