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총 7조5000억 원의 투자가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 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바, 2조원 들여 제5공장 신축
롯데바이오, 새 공장 건립 추진
일각선 “토지 확보 불투명” 전망

“포화상태… 신규투자 난항 우려”

주요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입주와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인천 송도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클러스터로 거듭나고 있다. 다만 부지가 포화상태여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제한적인 만큼 기업 간 부지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투자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송도에는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대부분 자리 잡고 있으며 신규 입주도 이어지고 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세포 배양기(바이오리액터) 보유 규모 기준 88만ℓ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송도에는 2005년 셀트리온의 1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반을 잡고 사업을 확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7일 1조9800억 원을 들여 송도 11공구 제2바이오 캠퍼스 부지(약 35만7366㎡)에 제5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제2캠퍼스는 제1바이오 캠퍼스 부지(23만8000㎡)보다 약 30% 넓다. 제5공장 이외에 추가 생산공장과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차례로 건립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5공장은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올 상반기 중 착공한다”며 “새 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1위 규모인 총 78만4000ℓ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까지 연구·공정개발(R&PD) 센터를 완공하고 본사를 경기 판교에서 송도로 옮길 계획이다.

국내에 30억 달러(약 3조6846억 원) 규모의 메가 플랜트(대형공장) 구축 계획을 밝히며 송도와 충북 오송을 저울질했던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결국 투자처로 송도를 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부지 면적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36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의향서를 지난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했다. 사업 대상지에는 공장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계획대로 토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부지 확보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확한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을 관계 기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송도 부지 확보를 둘러싸고 업계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희망 부지가 11공구 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부지와 인접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인접 단지 간 시너지를 노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11공구에 98만4000㎡ 용지가 추가 조성되고 있지만, 바이오 기업·기관들의 입주가 정해지면서 이미 남는 땅이 거의 없게 된다”며 “앞으로 송도에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