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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가 몰고 온 코로나 재앙?…WHO “중국, 알면서도 은폐”

이정우 기자
이정우 기자
  • 입력 2023-03-18 13:49
  • 수정 2023-03-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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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중국 한 시장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가 코로나19 초기 확산의 주범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과학 연구소 ‘스크립스 리서치’, 호주 시드니대학교, 미 애리조나대학교 등 소속 국제 연구진은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 내 동물 우리, 수레, 바닥 등 곳곳에서 2020년 1월∼3월 채취된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자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유전자 샘플에는 이 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결론을 낸 중국 측 주장과 다른 결과다.

국제 연구진이 분석한 유전자 샘플은 3년 전에 수집돼 당초 중국 과학계에서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1월에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삭제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기 전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이를 우연히 발견했고, 이를 국제 과학자 그룹과 공유하면서 데이터를 재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너구리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화산 수산시장은 이름이 수산시장일 뿐 어물을 비롯해 박쥐, 천산갑, 뱀, 오리, 지네, 너구리,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팔았다.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체불명 폐렴으로 처음 보고됐을 때 이 시장이 발병지로 지목된 바 있다. 그간 유력한 숙주 동물로 박쥐나 천산갑이 꼽혀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학술지에 공식 게재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 내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 조사를 위한 과학 자문그룹’(SAGO)에 이 사실을 전달했다.

WHO는 중국이 코로나19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 간 연관성에 대해 더 일찍 공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데이터는 3년 전 공유될 수 있었고 공유됐어야만 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전부터 중국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WHO는 앞서 “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 고위층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라 코비 미국 시카고대학교 전염병학자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단순히 인간에 의한 감염이라면 유전자 샘플에 이렇게 많은 동물 DNA, 특히 너구리 DNA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제러미 카밀 루이지애나 주립대 슈리브포트 보건과학센터 소속 바이러스 학자 역시 “감염된 너구리가 그 시장에 있던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 정부가 실제로 뭘 알고 있는지에 대한 더 큰 의문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재분석 결과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완벽하게 밝혀주는 것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이번에 밝혀진 데이터 만으로는 너구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게 확실한지, 너구리가 처음으로 인간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게 맞는지 단언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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