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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와 말다툼하다가 폭행한 손님과 이에 맞서 손님에게 주먹을 휘두른 택시 기사가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으나 손님은 처벌을 면하고 택시 기사는 처벌받았다. 서로 처벌할 의사가 없었지만, 택시 기사는 상해죄, 손님은 폭행죄로 서로 다른 죄가 적용된 탓이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손님 A(58)씨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상해 혐의로 기소된 택시 기사 B(51)씨에게 벌금 2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7일 밤 술에 취한 상태로 택시에 타 요금을 계산한 뒤 B씨가 A씨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하차를 요구하고 직접 끌어내리려고 하자 화가 나 손으로 B씨의 뒷목과 귀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당한 것에 화가 난 B씨는 주먹으로 A씨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눈 부위에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합의하고 서로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 적용된 죄가 달라 한 사람에겐 처벌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반의사불벌죄인 폭행죄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공소는 기각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상해죄로 기소된 B씨에게는 벌금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는 점과 다행히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는 않은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최대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