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 판결 땅땅땅

택시회사 대표가 사내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설립한 소속 기사에게 해고 통지 등 업무상 불이익을 줬다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기소된 택시회사 대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충남 천안시의 회사를 운영하는 A 씨는 2019년 6월 소속 기사 B 씨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노조를 설립하자 같은 날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씨는 해고를 6일 만에 철회했지만 B 씨에게 연식이 오래된 차량을 배정하고 고정 배차 대신 임시 배차를 하는 방식으로 업무에 불이익을 줘 노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에서 A 씨는 B 씨에게 “노조를 만드는 건 근로자 권리지만 우리 회사 상황에선 노조가 2개 있는 것보다 하나만 있는 게 좋다”며 “단일 노조가 되도록 제1노조와 협의하면 좋겠다”고 회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A 씨는 “B 씨의 교통사고 이력 때문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가 이후 철회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은 “교통사고 이력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고, 이후 배정한 임시 차량은 기존에 B 씨가 운행하던 것과는 주행거리나 사고 이력에서 큰 차이가 나 불이익한 취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을 넘어 B 씨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줄 것을 염두에 두고 공소사실과 같은 발언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과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