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위해 감점 기준 강화를”
“엄벌주의, 소송 더 많아질 수도”

교육부가 학교폭력(학폭) 가해 학생 조치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보존 기간을 연장하고, 이를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육계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엄벌주의’가 되레 소송 유발 등의 부작용을 키울 것이라 우려하고 있지만, 학폭 가해 학생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정시 반영 감점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더 큰 엄벌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부의 학폭 근절 대책 중 가해자 조치 방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쟁점은 현재 최대 2년인 가해 학생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학생부 보존 기간 연장 및 대입 정시에 반영하는 방안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엄벌주의에 대해 우려하는 측에서는 학생부 기록 보존 기간 등을 늘릴 경우 되레 소송이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부 기재 강화 등 가해자에 대한 처벌주의는 가해자에게 자신의 행동을 반성토록 하는 효과보다 자기방어를 위한 소송 유발 등의 역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며 “가해자 반성과 학교 교육 기능 회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반면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더 큰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맞선다. 대입 정시에서 학폭위 사항을 감점 처리하는 정도로는 점수에 따라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몇 점을 깎여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제대로 주려면 감점 기준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학폭 기록이 학생부에 있을 경우 전형 내에서 순위를 뒤로 미루는 등의 전혀 다른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부터 받은 ‘2023학년도 학교폭력 대입 반영 현황’에 따르면 수능 전형 135개 중 학폭 이력이 반영된 전형은 4개에 그쳤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