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이 된 8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친윤(親尹)계’ 후보로 채워졌다. 정치 입문과 함께 대통령에 당선되고 당 지도부도 가까운 인물로 구성되면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구축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과 여당은 내년 4월 총선 승리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당내 유력 주자 주저앉히기, ‘윤심’ 논란, 룰 변경 등 우여곡절 끝에 김기현호(號)가 출범했지만 당장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민생 경제 회복에 여당의 명운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거대 야당이 사사건건 입법을 막고 있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 경제 회복 조치를 입법으로 뒷받침할 정치력이 중요하다. 야당 협조를 끝내 얻지 못하면, 국민 지지라도 확보해야 한다. 둘째, 김 대표가 52.93% 득표했지만 나머지 세 후보의 득표율이 47%나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당내 비주류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독주할 경우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가 경선 막판에 대통령실 수석을 고발하는 등 후유증이 큰 만큼 이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 정립이 시급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당이 용산 출장소’가 됐다는 비판이 많다. 당이 대통령과 따로 갈 수는 없지만 끌려다녀도 존재감을 잃는다. 필요하다면 김 대표가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재명 대표 등 야당과의 관계 회복이 관건이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덕담은커녕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악평했다. 다섯째, 총선에 대비해 과감한 인재 발탁과 공천 공정성 확보가 생명이다. ‘진박’‘옥새’파동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내부 협치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