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행안부 건의 봇물
광고업계도 제작거부 선언

곳곳에 내걸린 정당 현수막이 ‘거리 공해’가 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자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정부에 법령 개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9일 정당 현수막 관련 25개 자치구와 실무협의를 열어 정당 현수막 가이드라인 마련을 본격화하고, 옥외광고물법 및 시행령 개정 건의안 논의를 마무리해 이번 주 안에 행정안전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각 정당이 동마다 1개 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제한하는 건의안을 검토 중이다. 건의안에는 현수막에 꼭 기재해야 하는 정당명 등의 글씨 크기는 키우고, 현수막 크기와 게시 금지장소 등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해달라는 내용이 담긴다. 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상적인 정당 활동 범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이를 반영해 정당 현수막 단속과 철거 기준, 글씨 크기, 게시 개수, 게시 금지장소 등을 구체화한 ‘권고’격의 가이드라인을 3월 중 마련할 방침이다.

다른 지자체도 정비에 팔을 걷고 나섰다. 울산시, 대전시, 경남 창원시 등은 행안부에 정당 현수막 관리방안 마련을 건의했거나 건의할 예정이다. 전북 전주시의회는 지난 1월 시의원들에게 명절 인사용 현수막을 내걸지 않도록 권고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선거 현수막을 내걸 수 있는 오는 8월 이후에는 ‘현수막 공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는 유권자가 현수막이나 인쇄물을 통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판정, 개정 시한을 오는 7월 31일로 정한 바 있다.

일부 광고업계에선 정당 현수막 제작과 설치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 나왔다. 서울시옥외광고협회 송파구지부는 지난 7일 “불법적인 형태의 정당 현수막 제작·설치를 거부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정혜·김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