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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방혁신은 文 실패한 개혁의 反테제…비전 담았으나 구체성 결여

  • 입력 2023-03-09 09:19
  • 수정 2023-03-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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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규의 Deep Read - 국방혁신 4.0

文 정부 ‘스마트 강군’, 남북 평화 무드로 은폐·축소…尹 정부는 AI 접목 등 미래성·선진성으로 진일보
한국형 3축체계는 적실성에, 킬체인 업그레이드 킬웹은 현실성에 문제… 의지·역량·정교함 담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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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국방 분야에서 새로이 야기된 도전을 극복하고 싸워 이기는 강군을 육성하는 방안으로 ‘국방혁신 4.0’을 발표했다. 국방혁신 4.0은 남북관계 진전과 화해 무드에 묻혀버린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에 대한 안티테제의 성격이 짙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바탕으로, 킬체인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킬웹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선진성과 미래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킬웹 구축이 2040년이 돼도 힘들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일상화하고 미·중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현시점에 적용할 국방정책이라기보다는 장기 비전에 가깝다. 아직 구체성과 정교함을 담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돼 문 정부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그 실현 가능성과 적합성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의 현실적 문제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 묻혀버린 개혁

문 정부가 당초 내걸었던 국방개혁의 캐치프레이즈는 ‘디지털 스마트 강군’이었다. 문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에 집권했다. 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과 동북아 국제정치의 불안정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 등 잠재적 세력과의 군사적 갈등과 충돌도 동시에 염두에 둔 국방개혁안이 추진됐다.

문 정부의 국방개혁을 위한 해법은 박근혜 정부 시기 제안된 3축 체계를 계승해 ‘킬체인·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KMPR)’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문 정부 초기 국방개혁의 입안자들은 미사일 전력 강화, 전략사령부 창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적용, 수량 위주로 된 군 구조 개편과 불필요한 장군 수의 대폭 감축 등을 제안했다. 특히 유사시 육·해·공군을 통합해 합동작전을 수행하고 북한을 타격할 주력 기제로 삼겠다는 전략사령부 창설 안은 KMPR의 핵심 내용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북한을 자극할 국방개혁안들이 점차 감춰지거나 축소됐다. 북핵의 위협을 의식해 국방개혁안을 성안했던 전략가들의 아이디어는 빛을 보지 못했다. 전략사령부는 합참과의 역할 중복성, 전략사령관의 정치적 위상 논란, 육·해·공군의 이해 다툼으로 개혁 초기에 유야무야됐다.

◇ 안티테제

윤 정부의 정책은 문 정부의 국방개혁 2.0과는 명칭부터 다르다. 국방개혁 3.0도 아니고 국방혁신 4.0임을 내세웠다. 문 정부 정책과의 단절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다. 문 정부의 국방개혁 2.0의 접근방식으로는 국내외의 도전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혁신 4.0은 4차 산업혁명의 첨단과학기술을 국방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역사적으로는 ‘1980년대의 장기 국방태세 발전 방향’ ‘1990년대의 5개년 국방발전계획’ ‘2000년대의 국방개혁’ 단계를 넘어 제4세대 개혁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국방혁신 4.0은 문 정부의 국방개혁 2.0과는 위협 인식, 혁신 범위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국방개혁 2.0이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북한 위협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그릇된 판단 아래 상비병력 및 부대 수 감축 등 양과 규모를 축소했지만, 이를 보완할 첨단무기체계의 전력화는 확보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국방혁신 4.0은 국방개혁 2.0이 국방 운영체제, 군 구조, 병영 문화 등 국방 전 분야를 개혁과제로 선정함으로써 개혁 추진력이 분산됐으며, 2022년까지 개혁 완성을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단기적인 변화와 외형적 개혁에만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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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일보한 혁신안

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국방혁신 4.0의 핵심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강화 및 그 운영과 작전 수행 체계로서 킬웹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현실화됐다는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자, 올 초 “압도적 전쟁으로 북 도발에 단호히 응징”을 천명한 윤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의 킬체인이 탐지·결정·타격이라는 시계열적이고 단선적인 개념으로 이뤄졌다면, 미국이 2020년 들어 새로 추진한 킬웹은 그물망이나 거미줄처럼 탐지 능력과 지휘통제 체제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그 과정을 수행한다.

킬웹은 확실히 킬체인보다 진일보했다. 킬웹이 AI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우주에 낮은 궤도 위성 3580개를 쏘아 올려 실시간으로 전 지구적인 감시와 통신을 가능하게 한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는 그 영감의 일면을 보여준다.

문 정부 국방개혁 2.0의 중심 내용으로 제안됐다가 묻혀버린 전략사령부 창설 안이 윤 정부의 국방혁신 4.0에서 되살아난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번 혁신안에는 드론 작전사령부, 유무인 복합체계, 경계 작전과 AI 등에서 육군 위주의 사고가 유독 돌출됐다. 미·중 군사 경쟁이 격화하는 시기에 해·공군력의 균형적 증강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내부 이해의 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 그래도 남는 문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돼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로 계승됐다. 문제는 이미 오래전 실현 가능성과 현실 적합성에 여러 의문이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의 고도화한 핵 공격 징후를 사전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것도,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공중 방어하는 것도, 사후에 대량응징 보복한다는 것도 겹겹이 난제에 봉착해 있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있다. 3축 체계는 또 방패의 구축에 지나친 비용이 소요되지만, 여전히 창에는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국방부가 킬체인의 업그레이드판인 킬웹을 내놨지만, 2040년까지도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실의 국방정책이라기보다는 장기 비전에 가깝다. 계획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건 실천 의지, 개혁 추진 역량, 적합성과 현실성, 재정 확보와 감독의 적실성이다.

윤 정부의 국방혁신 4.0은 개념적으로는 미래성과 선진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구체성과 정교함, 지도자의 공적 의지가 담보되지 않으면 자칫 이익집단들의 돈 잔치 무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아주대 교수·미중정책연구소장·전 NSC 정책자문위원


■ 용어 설명

‘킬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전에 사이버작전 등을 이용해 사전 교란·무력화한다는 개념. 3축 체계의 핵심인 킬체인의 업그레이드판이자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에서 더 나아간 것.

‘킬체인’은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로 북 핵·미사일 공격 직전 선제타격을 가능하게 하는 긴급표적처리 체계. 탐지·확인·추적·조준·교전·평가 등 6단계로 구성된 일련의 공격형 방위시스템.

■ 세줄 요약

묻혀버린 개혁 :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캐치프레이즈는 ‘디지털 스마트 강군’임. 당시 개혁 입안자들은 미사일 전력 대폭 강화 등을 제안.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과 화해 무드에 초기 개혁안들이 축소·은폐됨.

안티테제 : 윤석열 정부 국방혁신 4.0은 문 정부의 잃어버린 개혁에 대한 안티테제로 보임. 혁신안의 핵심은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및 그 운영과 작전 수행 체계로서 ‘킬웹’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됨.

그래도 남는 문제 :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은 朴-文-尹정부로 계승됐지만 현실성과 적합성에 의문이 제기돼 옴. 킬체인을 업그레이드한 킬웹 역시 장기 비전에 가까워 공적 의지·역량·구체성·정교함이 담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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