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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케이블카’ 남산서 ‘예비 42호’ 오색까지… ‘관광 효자’ 바라며 전국서 7년새 2배로 급증

이성현 기자
이성현 기자
  • 입력 2023-03-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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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접경지역인 강원 화천군에 설치된 백암산케이블카가 민간인 출입 통제선 내 울창한 원시림을 가로지르며 운행하고 있다. 국내 케이블카 중 최북단에 있는 백암산케이블카는 평화의댐과 북한 임남댐, 금강산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화천군청 제공



■ What - 지자체 케이블카 유치 경쟁

관광·스키·화물용으로 구분
리프트·곤돌라 등 명칭 달라

지역 홍보·관광객 유입 효과
작년 기준 관광용 41곳 설치

오색케이블카 환경평가 통과에
지리산 등도 사업 논의 빨라져
일각 “환경 훼손 심화” 지적도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가파른 산을 오르다 보면 다리는 ‘천근만근’에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면 공중에 떠서 울창한 산림 위로 미끄러지듯이 오르는 케이블카 생각이 간절하다. 겨울에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시원하기까지 하니 체력이 약하거나 몸이 불편해 정상까지 갈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효자가 따로 없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케이블카 설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8일 전국 지자체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케이블카(관광용)는 총 41곳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남산케이블카가 1962년 5월 12일 국내 최초로 준공된 이후 2015년까지 53년간 국내 케이블카는 20곳에 불과했으나 최근 불과 7년 사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경북 울진군 왕피천케이블카



케이블카는 설치 공사나 완공 후 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환경보호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강원 양양군이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조건부 협의(동의) 결과를 통보받으며 논란이 가열된 상태다. 환경영향평가 발표 직후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오늘의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 국립공원 개발의 빗장이 열릴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명명백백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선 강력한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실력행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국 지자체가 케이블카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때문이다. 일단 설치만 하면 단숨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올라 관광객 유입은 물론 홍보 효과가 크다는 것이 지자체의 판단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토의 62%가 산지인 데다 경관이 수려한 곳이 주로 산과 접해 있는 것도 케이블카 증가 이유로 들 수 있다.

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장은 “관광자원의 다양성은 필요하지만 최근 케이블카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케이블카가 지역의 관광자원 속에서 감동을 재생산할 수 있는지, 운영 전문성은 있는지, 가격 정책은 합리적인지 등을 자세히 검토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강원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케이블카 개념과 유형 = 국내에서 케이블카(Cable car)는 리프트·곤돌라·로프웨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법적인 공식 용어는 삭도(索道)다. 궤도운송법 제2조에 따르면 삭도란 ‘공중에 설치한 와이어로프에 궤도차량을 매달아 운행하여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리프트·곤돌라·로프웨이 등으로 구분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케이블카란 용어가 이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쓰인다. 케이블카는 운영방법에 따라 관광용·스키용·화물용 등으로 구분되는데 환경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관광용이다. 특히 육상 국립공원에 들어선 케이블카는 설악산·내장산·덕유산 등 3곳이며 이번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오색케이블카가 계획대로 2026년 설치되면 설악산에는 권금성에 이어 두 번째 케이블카가 운영된다.

◇전국 주요 케이블카 =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한눈에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남산케이블카는 국내 최초 케이블카로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관광객에게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한 지 오래다. 회현동 하부 승강장에서 남산 꼭대기에 있는 예장동 승강장까지 약 600m 코스를 평균 초속 3.2m로 운행한다.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우리나라 제1호 공설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복원사업을 통해 2017년 6월 ‘부산에어크루즈’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 바다 위를 가로지른다. 최고 86m 높이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짜릿함은 물론 기암절벽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미륵산에 설치된 경남 통영케이블카(1.975㎞)는 친환경적인 설계로 중간지주는 1개만 설치해 환경보호와 함께 탑승객에게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미륵산을 오르며 가까운 사람끼리 오붓하게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전남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북항 스테이션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부에서 해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에 이르는 구간(3.23㎞)을 운행한다. 다도해의 금빛 낙조와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사랑받고 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남산케이블카 모습



◇사업 추진·검토 중인 케이블카 = 민선 8기 들어 추가로 케이블카 설치 논의를 진행하는 지자체도 10여 곳에 달한다. 특히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함에 따라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는 지자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린 지역은 국내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이다. 전남 구례군은 올해 안에 노선을 조정해 국립공원위원회에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공원계획 변경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지리산 권역의 경남 산청군, 함양군도 오색케이블카 허가에 따라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서도 지난 2일 박완수 지사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재추진을 공식화하는 등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2010년 북한산케이블카 후보지 중 하나였던 ‘도봉산 노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백산을 끼고 있는 경북 영주시는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케이블카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충북 보은군도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16년 속리산 케이블카 기본 구상과 타당성 용역까지 마쳤지만, 환경보호 논란으로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국립공원 외 지역에서도 케이블카 설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 문경시 주흘산, 대전 보문산,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등도 지역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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