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의 과포화 및 노후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공항을 이용하는 일반인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33년 전인 1990년에 이미 신공항 필요성이 제기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제주 제2 공항이 ‘조건부 동의’이긴하지만, 처음으로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제주도민 중에 반발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5년 착공해 2030년 준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제2 공항 문제는, 서울올림픽 직후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1990년 교통부가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를 했고, 노무현 정부 때이던 2005년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 때이던 2015년 국토교통부가 건설 방안을 발표하며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9월 국토부가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한 데 이어 2021년 6월까지 두 차례 보완했지만, 번번이 반려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제2 공항 건설을 공약했고, 윤 정부 출범 뒤 올해 1월 다시 보완, 세 번째 도전해 1차 관문을 간신히 넘었다.

사업비 6조6674억 원이 투입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2 공항이 건설되면 이미 포화상태인 제주시 기존 공항의 숨통을 틔울 것이다. 문제는 국토부가 마련할 기본계획안은 제주도와 협의해야 하고, 환경영향평가는 제주도의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관광객이 감소한 데서 보듯이 제주의 관광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민이 반발하면 굳이 6조 원이나 투자할 이유가 없다. 제주도의 신속하고 현명한 입장 수렴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