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명수, 코드인사 논란 의식해
정치편향 없는 중도인사 선택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달과 내달 순차적으로 퇴임하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정정미(54·25기) 대전고등법원 판사를 6일 지명했다.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냈던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을 후보로 지명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진보 일변도로 흐를 것이란 법조계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아니다.

대법원은 이날 김 대법원장이 김 부장판사와 정 고법판사를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의정부지원 판사로 근무를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민사제2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법원 내에서도 유능하다고 손꼽히는 인물이다. 정 고법판사는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현재 대전고법 판사로 재직 중이다. 대법원 측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인선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코드 인사’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중도적 인사를 지명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 자체는 법원 내에서도 ‘친(親)김명수’계와는 거리가 있었던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고법판사는 3월 퇴임하는 이선애 헌법재판관이 여성인 점을 감안, 여성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지명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헌법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가 김 대법원장에게 올린 헌법재판관 최종 후보 8인의 명단에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17기),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2기) 등 ‘우리법연구회’ 출신 인사들이 2명이나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몫으로 분배된 헌법재판관 지명권을 이용, 막판 코드 인사를 단행해 헌법재판관의 절대다수를 진보 성향의 법관으로 채울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 중 4명(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이 진보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념이나 친분을 고려한 인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무연·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