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본회의장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반대 안한 민주당 의원 약 30명 추정
진 교수 “이탈표 너무 많이 나왔다”




전날(27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부결됐지만 정치적으로는 사망선고”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언급하듯 “이탈표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또 이 대표의 정치 행보를 겨냥하듯 “이제 그만 합시다, 피곤하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그러나 표결 내용을 세세히 살펴보면 이 대표가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오히려 향후 정치 행보를 위협하는 결과였다.

299명의 국회의원 중 297명이 참여한 이날 표결에 체포동의안 찬성은 139표, 반대는 138표가 나왔다. 또 기권은 9표, 무효표는 11표였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따라서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이번 체포동의안은 찬성이 출석의원 과반인 149명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특히 문제 시 되는 부분은 민주당 내의 ‘반란표’ 혹은 ‘이탈표’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이날 표결에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표’가 138표에 불과했다는 것은 최소 31명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반대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진 교수가 ‘이탈표’를 지적한 부분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부결 쪽에 무게를 두는 총의를 모으고 표결에 임했다. 또 이 대표는 의원 전원에게 전화 연락을 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친명(친 이재명)계 지도부는 ‘단일대오’라면서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친명계의 이 같은 내부 단속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표결로 드러났다. 정작 표결 뚜껑을 열어보자 10표만 더 이탈했으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혹은 기권이나 무효표 일부가 가결로 돌아섰다면 이 역시 이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뻔한 상황이었다. 표결 이후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부결.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