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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체제 갈아엎자’ 전복 전략 꿈틀… 거대야당, ‘대분열’의 문 열었다

허민 전임 기자
허민 전임 기자
  • 입력 2023-02-28 10:11
  • 수정 2023-02-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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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의 정치카페 -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민주, 우·적 구분 안되는 대혼란에 빠져… 이재명, 당대표직·공천권 고집하면 갈등 폭발
당 내부, 대선·지선·총선까지 3연패 공포… 보수 우위의 정치재편성·역주류교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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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결과는 이 대표와 친명 진영에는 충격적 사건이다. 동의안은 간신히 부결 처리됐지만 민주당의 방탄 단일대오는 깨졌고, 이 대표의 리더십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원들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은 내년 총선 패배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공천권 내려놓기나 대표직 사퇴를 결단하지 않는다면 체제를 뒤엎는 ‘전복(顚覆)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표의 대승적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친명과 비명의 갈등 속에서 분열의 소용돌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체포동의안 처리 독법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에 대해 “지역토착비리이자 중대범죄들”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신상 발언에서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시중 여론은 정적 탄압 논리보다는 검찰의 정상적인 사법 처리 과정이라는 쪽이 더 우세하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 최소 31표에 이르는 반란표가 나왔다는 데서 분명히 확인된다.

체포동의안 찬성 139, 반대 138, 기권 9, 무효 11 결과는 민주당에서 적어도 31표가 이탈했다는 걸 말해준다. 170표가량의 반대표를 예상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다. 반대 138표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대 161표보다 23표가 적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 찬성 179표보다 무려 41표가 빠진 결과다.

이는 ①민주당의 ‘방탄 단일대오’가 깨졌을 뿐 아니라 ②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③그 연장에서 반명·비명 그룹 내 민주당 레짐 체인지를 위한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민주당 내 비명 쪽의 A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처리 결과는 이 대표에 대한 당내의 심리적 탄핵과 정치적 불신임이 왕성하게 불붙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불안은 내년에 치를 22대 총선 패배의 공포로부터 오는 것이다. 비명계 B 의원은 “대거 이탈표는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던진 것”이라고 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공포는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정권 출범으로 만들어진 진보 우위의 정치 지형이 또다시 보수 우위로 바뀔 수도 있다는 ‘역(逆) 주류교체’론과도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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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 주류교체

문재인 대통령 집권을 전후한 시기 민주당은 세 차례 중대선거에서 승리했다. 2017년 5월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그러자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 20년 집권론’과 주류세력 교체론이 횡행했다.

지금 민주당은 반대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 대표가 후보로 나선 지난해 3·9대선에서 패했고, 약 석 달 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치렀던 6·1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패했다. 이 대표가 만약 내년 4·10총선에서도 패한다면 세 차례의 중대선거에서 연이어 패하는 셈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지선, 총선으로 이어지는 3연패(連敗) 공포가 있다. 예외적 패배가 아닌 구조적 변동을 우려하는 공포감이다. 이렇게 되면 ‘진보 20년 집권론’은 ‘보수 장기 집권론’으로 바뀌게 되고 보수 우위의 정치 재편성(political realignment)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 역 주류교체다.

이미 역 주류교체의 징후들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구속 수사’가 ‘불구속 수사’보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가 ‘유지’보다 지속적으로 높았다. 민주당 지지도의 낙하 추이는 더 심각하다.

검찰은 성남FC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앞으로도 몇 차례 더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추가 기소를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방탄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의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당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방탄 대오는 더 흔들릴 것이다. 주류교체의 꿈은 자칫 역 주류교체의 악몽이 될 판이다. 그 중심에 이재명이 있다.

◇꿈틀대는 전복 전략

민주당은 피아(彼我)가 구분되지 않는 대혼돈에 빠졌다. 찬성·기권·무효표를 합해 절반을 넘긴 159표가 나온 상황에서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닥쳤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 개딸·양아들들은 반란표를 색출하려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이 한꺼번에 몰려 비명계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자 당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끊겼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체포동의안 처리 결과는 굉장히 큰 충격”이라며 “이런 분들과 당을 같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해 온 비명 쪽의 목소리는 결집 중이다. 이들은 공천권 내려놓기 혹은 이재명 퇴진을 사실상의 타깃으로 내걸었다. 비명 B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은 딱 한 번만이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비명 C 의원은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는 구체적인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무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민주당이 방탄정당이 된 건 진보의 부끄러움”이라고 평했다.

이 대표는 거대야당 대표의 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정성호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결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대표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당내 심상찮은 분위기를 뭉개다가 두 번째, 세 번째 체포동의안이 날아온다면 당내 불만은 티핑 포인트에 이를 것이다.

이때 민주당의 장래는 두 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첫째는 분열, 둘째는 전복. 분열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전복 작전에 돌입했다. A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당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가 아니라 당 리더십 교체”라면서 “이미 전복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당 대표를 바꾸는 역성혁명이 일어날 것이란 뜻이다.

◇민주당의 역설

민주당은 1955년 창당 이후 민주주의의 산실 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진보정치를 상징해 왔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국민의 정치적 공공재이다. 이런 민주당이 당 대표 개인 스캔들 방탄을 위해 공당의 힘을 동원하고 스크럼을 짠 것은 주인(국민)에 대한 대리인(정치인)의 배신행위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려 도입한 불체포특권을 민주주의 파괴에 썼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 용어 설명

‘주류교체’는 주류와 비주류가 바뀌는 것. 문재인이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가장 강렬하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의 주류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당위성”이라고 말하면서 회자됨.

‘정치 재편성’은 선거를 통해 정치 지형·제도·규범에 근본적 변화가 생기는 것. 정치 재편성이 일어나는 선거를 ‘중대선거’라 함. 정치 재편성이 일어나면 오래 지속하는 새 정치 구조가 만들어짐.

■ 세줄 요약

체포동의안 처리 독법 :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간신히 부결된 것은 ‘방탄 단일대오’가 깨졌고,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일각서 레짐 체인지를 위한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는 걸 말해줌.

逆 주류교체 : 민주당 내에서 대선, 지선에 이어 총선까지 3連敗 공포가 있음. 이렇게 되면 ‘민주당 20년 집권론’은 ‘국민의힘 장기 집권론’으로 바뀌고, 보수 우위의 정치 재편성과 역 주류교체가 본격화할 수도.

꿈틀대는 전복 전략 : 민주당은 피아가 구분되지 않는 대혼돈 속에 빠짐. 이재명이 내려놓기를 거부하면 당내 불만이 고조되면서 민주당은 분열과 전복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 일각에서는 이미 전복 작전을 수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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