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사, 4월부터 인상 검토
주민·정치권선 인하 목소리
정부는 21곳 내달까지 조율
영종도선 ‘동전수납·시위’예고

인천=지건태·의정부=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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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 이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건설한 유료도로(재정 도로)보다 비싼 요금을 받는 민자 도로 통행료도 속속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민자 도로의 통행료를 재정 도로 수준으로 낮춰 달라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어 요금 인상 폭과 시기를 놓고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가·공기업이 아닌 민간이 운영하는 민자 도로 통행료를 오는 4월부터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건설한 터널과 교량 등 유료도로의 통행료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전국 21개 민자 도로 각 운영사로부터 내달 말까지 ‘통행요금 조정 신청서’를 받아 인상 폭을 조율할 방침이다. 이미 민자 도로 운영사 한 곳 이상에서 지난해 말 기준 물가 상승률(5.1%)을 반영한 통행료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그동안 코로나19로 통행량이 줄어 민자 도로 운영적자 폭이 커진 데다 금리와 물가상승에 따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역시 일산대교·제3경인고속화도로·서수원~의왕고속화도로 등 지자체가 담당하는 민자 도로 운영사로부터 그동안 억눌렀던 통행료 인상을 요구받았다. 도는 앞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추진했다가 운영사와의 법정 다툼에서 패소한 적이 있어 이들 요구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도 용마터널·강남순환로·신월여의지하도로·서부간선지하도로 등 4곳의 통행료를 4월부터 각각 100~200원 인상하는 내용의 ‘민자 도로 통행료 인상 의견 청취안’을 지난 6일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루 약 3만 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용마터널의 경우 통행료(일반 승용차 기준)는 1500원에서 1700원이 된다.

민자 도로 통행료는 2018년 전국적인 인하운동이 확산하면서 재정 도로의 1.43배 수준에서 1.21배까지 낮아진 적이 있다. 당시 정부는 민간 운영사에 재정을 선투자하는 ‘사업재구조화’ 방식을 통해 천안~논산(9400원→4900원)·대구~부산(1만500원→5000원)·서울~춘천(6800원→4100원) 등 3개 노선의 통행료를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문산(2900원)·봉담~송산(2300원) 등 신규 노선이 개통되면서 다시 재정 도로 대비 1.28배까지 소폭 상승했다. 주민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무료이용이 가능한 대체도로 없이 민자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인천 영종 주민들은 3·1절인 내달 1일 차량 1000여 대를 동원해 동전과 수표로만 통행료를 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민자 도로 통행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23일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문제와 관련한 주민 공청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