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구속영장의 부당성을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체포안 표결앞 ‘부당성’여론전

기자회견 열고 또 ‘셀프 방탄’
尹향해 “법치 탈 쓴 사법사냥”

비명계 “부결 뒤 사퇴 결단을”
유인태 “李 영장심사 받아야
그러면 당 지지율 올라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45분여에 걸쳐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부결 후 사퇴’ 결단과 다음번엔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무법천지에는 담장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불체포특권과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어진 권력을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해서 권력의 강화를 위해서 남용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로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자신에 대한 영장에 관해서는 “이재명 빠진 구속영장”이라고 비판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원할 것 같지만 정권, 권력은 길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재명이 돈 받았단 말은 한마디도 없다”며 “수갑을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는 “대장동 개발에서 이익을 취한 건 다 국민의힘, 검찰 출신이다, 이재명이 돈을 받았느냐”고 되묻고, 성남 FC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됐던 일인데 바뀐 건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었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장시간 모두발언 끝에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후 대표직 사퇴를 고민하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정적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 지금 답하기 부적절하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이 대표가 결백을 호소하며 ‘방탄 국회’ 불식에 나섰지만, 비명계에서는 향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자청해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에는 좀 그런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서 당당하게 (돌아)오면 그다음에 거취로 누가 얘기를 할 거며, 아마 당 지지율도 그러면 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사퇴를 포함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설훈 의원이 21일 의원총회에서 부결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보면 어떤 전제가 있는데 이번엔 부결을 시키되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단이 대표직 사퇴’를 의미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조 의원은 “그렇다는 것”이라고 긍정했다.

이은지·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