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오후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미 공군 F-16 전투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며 편대비행을 실시하고 있다.(왼쪽) 북한이 지난해 12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600㎜ 초대형 방사포 증정행사를 갖고 있는 모습.(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제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동해에 SRBM 2발 발사

전날 한·미공군훈련에 반발
北 “395㎞·337㎞ 가상 표적”
구체적 공군기지 겨냥 시사

한·미는 3大핵전력 공유 강화
군당국자 핵잠기지 공동방문
정치권선 “핵무장론” 재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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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일 초대형 방사포(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적(한·미) 작전 비행장 초토화” 위협을 운운한 것은 전술핵 능력을 총동원한 무력 도발을 통해 오는 22일 예정된 한·미 훈련에 반발하는 성격으로 평가된다.

실제 이번 발사 원점으로 지목된 평안남도 숙천 일대로부터 340㎞ 부근에 청주 공군기지가, 390㎞ 부근에 군산 미 공군기지가 위치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이 한국군과 미군의 특정 비행장을 노려 위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7시 방사포 타격 훈련 사실과 함께 “600㎜ 방사포를 동원하여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하여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오전 7시쯤부터 7시 11분쯤까지 평남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SRBM이 평남 숙천에서 발사된 것으로 상정해 비행 거리를 계산하면 충북 청주와 경기 오산, 전북 군산까지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미군의 주력공군기지인 오산비행장과 한국 공군이 있는 강릉전투비행단 기지도 모두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날 청주 F-35A 기지와 오산과 군산 미 공군기지 등을 타격 가상 목표로 설정해 도발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신은 “우리 군대의 최신형 다연발 정밀공격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며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고 비행장 겨냥 의도를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 SRBM 발사 동향·군 대비 태세 점검 및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한·미는 전략핵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3대 핵전력 공유를 강화하는 것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있다. 전날 미국은 북한의 지난 18일 ICBM 발사에 대응해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재출격시켰다. 한·미 군 당국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8차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계기로 미 조지아주의 킹스베이 해군기지를 방문한다. 이곳에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5∼6척이 배치돼 있다. 한·미는 이 같은 대북 공조를 통해 대북 군사적 압박을 최대치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재개에 자체 핵무장론 주장이 또다시 거론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계속될수록 대한민국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확고한 핵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한반도에서 사용한다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킬체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진·최지영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