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의 경기도 대북 사업비 대납 의혹과 관련,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가 검찰 대질신문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한목소리로 “이 전 부지사가 먼저 스마트 팜 비용 대납을 제안했다”고 진술했지만 4시간30분 동안 “경기도는 무관” 주장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 전 회장의 통화 사실도 부인했다.

송금 제안을 인정하는 것은 곧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및 뇌물 혐의를 시인하는 것인 만큼 예상된 반응이다. 그러나 앞서 김 전 회장이 검찰에서 한 진술들은 허위라고 보기에는 너무 구체적이다. 이 전 부지사는 2차례 방북을 통해 합의한 스마트 팜 사업 비용을 경기도의회의 반대로 지원할 수 없게 되자 김 전 회장에게 대납을 요청하면서 “500만 달러가 문제냐”고 말했다고 한다. 쌍방울과 북측이 중국에서 경협 합의서를 작성했을 때는 북측이 약속을 어긴 이 전 부지사를 타박하자 김 전 회장이 무마했고,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이 대표 전화를 연결해주자 이 대표가 ‘고맙다’고 했다는 진술도 있다. 당시 대권 주자였던 이 대표에게 대북 사업은 절실했다. 더구나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분노한 김 전 회장은 회사 임원에게 송금 관련 내부 자료를 검찰에 제출토록 했다.

대장동 및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된 이 대표 구속영장이 16일 청구됐지만, 백현동·정자동 개발 특혜, 변호사비 대납 등 여러 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새로운 물증과 증언도 잇따른다. 송금 핵심 4인의 대질신문 양상은 더욱 치밀하고 철저한 수사 필요성을 새삼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