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람에 날리는 검찰 깃발 검찰이 16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4895억 원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창문 밖으로 검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박윤슬 기자

■ 검찰 5개 혐의 적용 근거

대장동 일당과 유착 없었으면
성남도공 6725억원 수익 판단
직무상 비밀 흘려 사업자 선정
이해충돌방지법 위반혐의 적용

검찰, 사안의 중대성 강조하며
회유 정황 등 증거인멸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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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묶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지역 토착 비리로 극히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검찰은 이처럼 구속영장에 ‘구조적 권력 비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고 최근 정성호 민주당 의원의 이 대표 측근 ‘회유 정황’ 등을 통한 증거 인멸 우려를 담아 기소 의지도 굳혔다는 평가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이날 오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배임 혐의 금액 4895억 원을 산정하면서 대장동 일당과 유착 없이 정상적인 구조였다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소 6725억 원(전체 개발이익의 70%)을 챙겼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6725억 원에서 이 대표가 반복적으로 우선 순위로 확보했다고 강조한 성남도공 확정이익 1830억 원을 빼고 배임액을 계산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공모지침서 작성 당시 주무부서에서 성남도공 적정 배당이익을 70%로 봤다”며 정상적인 공모 절차가 진행됐으면 (전체 배당액의) 70%를 (성남시가) 가져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적·물적 증거를 검토했을 때 이 대표가 이를 충분히 알고 결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배임 혐의 적용은 이 대표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와 맞물려 있다. 검찰은 공모지침서가 공개(2015년 2월)되기 반년 전인 2014년 8월 이 대표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직무상 비밀을 알려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공모지침서와 함께 서판교터널 계획 등이 민간 업자들에게 흘러갔고, 업자들은 초기 자본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보를 적극 활용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김 씨 등을 기소하며 공소장에 “이재명은 2013년 4월 유동규에게 ‘신흥동 1공단에 공원만 만들면 되니 대장동 개발사업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날 “본래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에 돌아가야 할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부동산개발업자와 브로커들이 나눠 가지도록 만든 지역 토착 비리”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유착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초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대장동 사업 이전인 2013년 위례 사업 때부터 이 대표가 대장동 업자들과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고 판단, 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개발 사업 관련 정보를 흘려,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를 시행자로 호반건설을 시공사로 각각 선정되도록 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를 통해 총 211억 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고 계산했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과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도 이송받아, 이날 제3자 뇌물 혐의로 묶어 영장을 청구했다. 특히 검찰은 두산건설과 네이버와 차병원 외에도 위례 개발 사업에 참여한 푸른위례프로젝트의 5억 원도 제3자 뇌물액 총 133억 원에 포함시켰다.

윤정선·김무연·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