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의 한 공원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노인이 잠을 자고 있다. AP 뉴시스

논란 일자 "젊은층에 주도권 양보해야 한다는 추상적 은유" 해명
NYT "현실에 좌절한 일본 젊은이 사이에서 인기 끌어"


미국 예일대의 일본계 교수가 2년 전 일본의 고령화 문제 해법으로 "노인들이 할복자살해야 한다"는 망발을 늘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나리타 유스케(37) 예일대 경제학 조교수는 지난 2021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얘기하다가 "해법은 명확하다. 결국 노인 세대들은 집단 자살 또는 집단 할복하는 것 아닐까"라는 패륜적인 주장을 폈다. 나리타 교수는 노인들에 대한 안락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 발언도 했다.

나리타 교수의 발언은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발언 당사자가 미국의 대표 명문대 교수라는 점이 더 충격을 주고 있다.

나리타 교수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NYT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사회 주도권을 차지하지 말고 젊은 층에 양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추상적 은유였다"며 "반성을 하고 지난해부터는 집단 할복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력층 노인들을 겨냥한 자신의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키 혼다 일본 도쿄대 사회학과 교수는 나리타 교수의 발언에 대해 "취약계층을 향한 증오를 조장한다"고 논평했다.

NYT는 나리타 교수의 발언이 고령화와 세대 간 반목이 심각한 일본 사회의 뜨거운 화두를 건드린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리타 교수가 일본에서 금기시되던 고령층 연금 개혁 등에 충격파를 던졌다는 일가의 평가도 전했다. 실제로 나리타 교수는 학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학자였지만, 최근 현실에 좌절한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십만 명이 그의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