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범행 경위 참작할 사정 있어”…30만 원 벌금형 선고 유예


남편과 불륜 관계로 의심되는 여성이 사는 아파트 앞까지 가서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린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며 선처했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으로 기소된 A(여·42) 씨에게 30만 원의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9월 29일 오후 남편의 불륜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 여성 B 씨가 사는 강원 원주시의 한 아파트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B 씨를 기다리던 A 씨는 입주민을 따라서 비밀번호가 설정된 아파트 공동 출입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B 씨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1시간 30분 동안 초인종을 36번 누르며 문을 두드린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A 씨의 범행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심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재판에서 “남편이 B 씨의 집에 있는지를 확인하려 했던 것일 뿐 피해자의 주거를 침입할 의사가 없었고,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 판사는 “아파트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한 공용 부분에 출입해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 것은 피해자의 주거 평온을 침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재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