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구호물품을 짊어지고 눈길을 걷고 있는 튀르키예 할머니후리예트 캡쳐

방한복부터 전기히터, 매트리스 짊어지고 눈길 걸어
정부 늑장 지원에 할머니 비롯 시민들 직접 나서 지원

‘튀르키예 강진 피해 현장은 할머니들이 지킨다. 아가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할매가 간다’

튀르키예(터키)·시리아에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지 사흘째인 8일 정부의 장비·구호물품 지원이 늦어지자 직접 구호물품을 싸서 이재민 지원에 나선 ‘튀르키예 할머니 구조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튀르키예 일간지 후리예트에 따르면 70·80대로 보이는 피해 지역 인근 할머니들은 등에 겨울옷과 음식, 담요 같은 필수 구호물품을 담은 대형 자루를 짊어지고 ‘지진 지원 센터’를 오가고 있다. 할머니들이 짊어진 보따리에는 방한복부터 전기히터, 매트리스, 이유식까지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지 크게보기 구호물품을 짊어지고 ‘지진 지원 센터’에 도착한 튀르키예 할머니후리예트 캡쳐

특히 할머니들은 지진 주요 피해 지역인 남동부 10개 주(州)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호센터마다 몰려드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사진과 영상으로 포착돼 전 세계로 전송되고 있다. 본인 몸통보다 3~4배는 더 큰 보따리를 들고 눈길을 오가는 할머니의 모습에 튀르키예 네티즌들은 “진정한 자선과 구호 현장의 모습”이라며 감동적이라는 평을 하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자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8일 새벽까지 튀르키예 사망자 수는 1만2391명으로 집계됐다.국제사회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광범위한 데 비해 구조 여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희생자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