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 13일 청와대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영삼 전 대통령 110일 이미 지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8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회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대통령 직선제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제1야당 대표 첫 회동 최장기간 공백기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이르면 취임 당일(문재인 전 대통령), 길게는 110일(김영삼 전 대통령) 만에 제1야당 대표와 회동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17년 5월 10일 당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저는 다시 나라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자세를 가지겠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제1야당 정식 대표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는 2018년 4월 13일 청와대에서 첫 단독 회동을 했다. 2017년 7월 당 대표가 된 홍 대표가 영수회담을 꾸준히 타진한 끝에 성사됐다. 홍 대표는 단계적 북핵폐기 불가·일괄 핵 폐기, 한미동맹 강화, 청와대발 개헌안 철회 등을 문 대통령에 제안했다.

1993년 2월 25일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10일 만인 그해 6월 15일, 청와대에서 야당인 이기택 민주당 대표(1993년 3월 13일 대표 당선)와 처음으로 회동했다. 조찬을 겸해 약 2시간 25분간 진행된 이날 단독회담에서 김 대통령과 이 대표는 12·12 쿠데타, 5·18 항쟁 진압의 진상규명, 개혁입법, 6공 비리 청산, 정치복원, 자치단체장선거 시기 등 주요 현안을 주제로 폭넓게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국가보안법 개정과 12·12 쿠데타 및 광주항쟁 진압의 진상규명 등의 쟁점현안들을 둘러싸고 현저한 견해 차이를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밖에 김대중(2일)-노무현(15일)-박근혜(46일)-이명박(59일)-노태우(93일) 전 대통령 순의 기간으로 제1야당 대표와 첫 회동이 이뤄졌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고 그 제안은 유효하다”며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회담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것처럼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도 “국회 상황 등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