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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계 천하람 변수 등장
황교안 고정표 향배도 촉각

차기 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일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고 35일간의 장정에 돌입했다. 초반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판세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후 안철수 의원의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다음 주 컷오프(예비경선) 후 TV토론과 지역별 유세 일정을 거치며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황교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고정표와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은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초반 양강 구도를 점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캠프 모두 안 의원의 상승세에는 동의하고 있다. 단, 이 같은 구도가 전대까지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게 공통된 분석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불출마 후 표심이 거의 안 의원 쪽으로 옮겨오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해오던 대로 정책으로 승부하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승리로 이끌 당 대표를 내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 측에서는 “나 전 의원 표가 안 의원 쪽으로 결집한 걸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한 달 뒤까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면 정통 보수 당원 표심은 자연스레 김 의원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아무리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여도 상대적으로 당원 비율이 높은 영남권과 60대 이상이 과소대표되는 만큼 실제 바닥 표심과 괴리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도 설명했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도 “결국 누가 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가까운 후보인지 드러나면 자연스레 표심은 정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출마선언을 한 천 위원장의 등장도 변수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이라며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고, 대통령을 작게 만드는, 그래서 결국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당 안팎에서는 천 위원장이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을 향했던 비윤(비윤석열) 성향 당원 표심을 더 많이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 전 대표를 향한 ‘조직표’의 향배도 변수다. 한 관계자는 “컷오프 후 네 명의 후보들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미래 비전을 두고 벌일 토론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병기·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