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 권고 착용 범위 전환에
지자체·기관·기업 지침 제각각

송유근·최준영·김호준 기자, 인천 = 지건태 기자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지만 일부 지자체와 기업 등이 여전히 ‘마스크 쓰기’를 강조하고 있어 착용 여부를 두고 혼선이 생기고 있다. 애초 정부의 방침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만 권고한 탓에, 기관·기업 등의 입장이 엇갈려 당분간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국내 유행 감소세 등을 고려해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를 시행한다. 기존 의무 지침에서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이었지만 앞으로 예외 공간이 아닌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 방침은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하되, 가능하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것이다.

혼선은 여기서 시작된다. 애초 정부의 방침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만 해제한 탓에 기업이나 행정당국 등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각 기관이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실내 마스크 쓰기를 강제하는 경우도 속속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그래도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천시는 전날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천시 측은 “겨울철 코로나19 추가 유행 우려, 고위험군 보호, 검역·변이 감시 등 불확실성에 대한 적정한 대응체계 유지를 위해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을 시민에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원인과 자주 접촉해야 하는 일선 경찰서의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한 일선서 강력계 형사는 “민원인분들이 막상 경찰관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으면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며 “경찰관은 쓰고, 민원인은 안 쓰는 방향으로 당분간 운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수 기업은 30일 이후에도 사무실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실내 마스크 항시 착용을 원칙으로 본인 자리에서는 미착용이 가능하나 착용을 권고한다”고 공지를 올렸다. 대면 서비스가 많은 유통·외식업체들은 직원과 손님들의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객 안전을 위해 당분간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예정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당분간 직원들에게 매장 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계획이다. 백화점·마트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권고로 완화된 만큼 대부분 직원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