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시우가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뒤 지난달 결혼한 아내 오지현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년 만에 우승한 김시우(28)가 같은 직업을 가진 아내 오지현(27)에게 영광을 돌렸다.

김시우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를 묶어 6타를 줄이고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역전 우승했다. 헤이든 버클리(미국·17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친 우승으로 상금 142만2000달러(약 17억5600만 원)를 챙겼다.

김시우는 2023년의 첫 출전 대회에서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소속 오지현과 결혼 후 출전한 이 대회에서 2021∼2022시즌의 부진을 씻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결과다. 김시우도 가장 먼저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우승 직후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시우는 “1, 2승은 빠르게 찾아왔는데 3승은 시간이 좀 걸렸다. 4승도 시간이 꽤 걸렸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찾아와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1, 2승이 빨랐던 만큼 나 스스로 큰 선수라는 착각을 했었다”면서 “(오)지현이가 결혼하고 같이 와줘서 고맙다. 첫 경기인데 (우승까지 해) 정말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시우는 결혼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대회 출전의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것을 꼽았다. “지난주에 신혼여행을 겸해 일찍 하와이에 와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즐겁게 여행처럼 경기했다”는 김시우는 “코스 밖에서는 경기를 하러 왔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다. 힘도 많이 된다. 새해 우승이 일찍 찾아온 만큼 빨리 2승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김시우의 우승은 마지막 18번 홀(파5)까지도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17번 홀(파3)의 칩인 버디가 역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시우는 “순위표는 항상 보고 있었다. 17번 홀 어프로치하기 전에 소리를 듣고 뒷 조에서 버디를 한 걸 알았다”며 “나는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 공격적으로 경기했는데 그게 들어가며 흐름이 내게 온 것 같다. 17번 홀의 칩인이 들어가며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부담을 덜고 (버클리에게) 압박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시우는 2008년 최경주 이후 15년 만에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김시우는 “항상 최 프로님이 먼저 우승한 대회에서 나도 따라 우승을 하게 된다. 최 프로님이 더 많이 우승하셨으니 앞으로도 그 길을 따라가겠다”면서 “다음 주(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우승했던 대회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