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안팎 위협·건강염려증 스트레스 키워… 신변 염려로 1비서직 신설”
“김한솔 도피도 김정은 불안 키우는 반전요소”

8일로 39번째 생일을 맞이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년의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불안요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체제 유지를 위해 안팎의 압력을 버텨온 김 위원장이 신체 노화에 따른 정서적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이날 분석 기사를 통해 “김정은은 술을 먹고, 울고, 외로움에 시달린다”며 “건강 염려증에 체제 유지에 대한 압박까지 겪는 철권 통치자가 40세가 되면 지금과 다른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텔레그래프는 “다른 평범한 중년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은 자신을 향하는 여러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에 대한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김 위원장 주변에서 관찰된 여러 장면을 실마리 삼아 그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과체중으로 각종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데다 부인 리설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많이 피우고 과음하는 습관을 끊지 못하고 있다.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이 술을 많이 마신 후 울곤 한다고 들었다”며 “그는 아주 외롭고, 압박받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미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텔레그라프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20년 4월 약 20일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바람에 국제사회에 그의 사망설이 불거진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그가 종종 잠행을 이어가는 것은 여러 심각한 건강 문제의 징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질병으로 인한 건강 염려증, 이로 인한 후계구도 문제 등이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를 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대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는 북한 전문가 피터 워드는 “김 위원장은 아마 3년 전보다는 자신이 불멸의 존재가 아님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코로나19에도 걸린 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 노동당이 지난 2021년 1월 조용히 ‘총비서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1비서직을 신설한 것도 김 위원장 신변에 대한 고려와 연결돼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김 위원장이 대외 행사에 둘째 딸 김주애와 자주 동행하거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수년 전부터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고 있는 것 역시 혹시 모를 급변 사태에 대비해 김씨 일가의 안정적 통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텔레그래프는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이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어딘가로 도피해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것이야말로 김 위원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