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도 성장률 1.9%로 하향
미·중 경제 불확실성 등 확대

내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경제성장률, 물가, 취업자 수 증감 등에서 모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 기류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진단이다. 특히 수출 부진 속에 수입 역시 줄어들면서 전형적인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이 1.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기획재정부는 전날 열린 ‘한·중·일 재무차관 및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차관 및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에서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에너지 가격 급등, 중국의 경제 회복 지연,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 아시아 지역 내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AMRO는 아세안+3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4.4%로 낮추고,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6%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진행 중인 국내 경제’ 보고서를 통해 “내·외수 복합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상반기에 국내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올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내년에도 3.6%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9만 명에 그쳐 올해 전망치(82만 명)의 9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수출액(통관 기준)도 정보기술(IT), 비IT 모두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별 특수성을 감안한 긴축적 통화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한편 한시적·선별적 재정 지원은 지속하되 재정적자 축소, 중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급)은 이날 회의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아시아지역 역내 경제가 내년에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에 공감한다”며 “하방 위험을 최소화하고 경제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회원국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