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 옥상에 있는 법당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고맙습니다 - 평화재단 이사장·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꽃샘추위가 봄의 길목을 가로막으며 성깔을 부리는가 싶더니, 어느덧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겨울의 한가운데에 와 있다. 이젠 2022년 달력도 한 장만 남았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내게 정년퇴직은 숨 가쁘게 달려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선사해줬다. 또 나이가 들어갈수록 옛 기억과 추억들은 아름다워지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한 지인과 법륜 스님과의 옛 추억이 불현듯 떠오른다. 나는 과거 그 지인과 같이 법륜 스님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다.

법륜 스님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복안리 신기마을 출신으로 승려이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운동가다. 또 제3 세계를 지원하는 구호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 전환을 실현해가는 사상가로 깨어있는 선승일뿐더러, 사회운동가, 통일전문가, 환경운동가, 저자로도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 과학자가 꿈이었다고 했다. 종교는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좋아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중학교 때 불교학생회에 가입한 것을 기화로 고등학교 시절 경주지역의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으면서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고, 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고 한다. 특히 1988년에는 ‘쉬운 불교, 생활 불교, 바른 불교’를 모토로 삼아 불교 수행공동체인 정토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더욱이 2002년에는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또 2002년부터는 ‘즉문즉설’을 통해 세대를 넘나드는 인생의 멘토가 돼 괴로움과 고통 없고, 자유로운 삶,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삶을 나누고 있다. 현재 ‘즉문즉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120여만 명이고, 누적 조회 수는 무려 12억 뷰에 달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2020년에 니와노 평화상을 수상하고 그 상금 2000만 엔을 국제참여불교연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제6회 통일문화대상과 제5회 포스코 청암상(봉사부문), 제5회 민족화해상(개인부문), 제2회 DMZ 평화상(교류협력부문)을 수상했다. 지금은 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정토회 지도법사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법륜 스님은 우리나라 불교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에 한 분이라고 한다.

그 지인과 나는 서초동에 있는 평화재단·정토회뿐만 아니라 정토회 문경수련원과 법륜 스님의 생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신분과 종교를 떠나 인간적인 대화를 많이 나눴다. 법륜 스님은 매우 소탈·검소하고 서민적이며 인간적이다. 또 솔직하고 가식 없는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며 탈권위적이다. 하지만 농담도 곧잘 하고 유머 감각을 가진 반전매력이 있다.

특히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더욱이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중요시하며 의리가 있다. 한국에 직계가족과 형제자매, 친인척이 없는 그 지인분이 돌아가신 후에는 먼 훗날에 가족이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유골을 모처에 안치했다고 한다. 한참 늦었지만, 그 지인과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한 사람으로서 법륜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법륜 스님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문공 법수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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