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이 삼성 이병철 창업주 이야기인가요?”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누리자 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 시청자들이 적잖다. 몇몇 실제 사례와 비교해보면, 주인공 진양철에게서 이병철 창업주의 향기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2회에서 진양철은 초밥을 쥐던 주방장에게 “밥알이 몇 개고”라고 묻는다. “점심에는 320개가 적당하다 캐도, 오늘 같은 날이나 술과 같이 낼 때는 280개만 해라. 배 안 부르구로”라고 답하는 장면은 1970년대 말, 이병철 회장이 당시 신라호텔 이병환 조리부장에게 던졌던 질문과 판박이다. 진양철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반도체 사업 독점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장면도, 삼성이 일찌감치 반도체를 미래먹거리로 삼고 기업가치를 불린 것과 겹친다. 극 중 진양철이 경영권 승계를 놓고 고심하는 대목도 실제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진양철의 손자와 현성일보의 딸로 맺어진 혼맥도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중앙일보 홍라희 여사의 결혼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제작진은 “여러 기업과 근현대사를 참고한 픽션일 뿐, 특정 기업이나 인물을 그리진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