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김동훈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김동훈 기자

■ 접점 못찾는 내년 예산안

법인세 · 경찰국 등 6~7개 쟁점
‘한 발도 못 물러선다’ 평행선
예산안처리 연말까지 시계제로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핵심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관련, ‘3%포인트 인하·2년 시행 유예→1%포인트+지방세 인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이 “1%포인트 인하로는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어렵다”며 반대에 나서면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은 ‘시계 제로’ 상태로 돌아왔다. 여당의 결정을 대통령실의 판단이라고 본 야당은 단독 수정 예산안 카드를 다시 꺼냈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 최악의 경우 해를 넘겨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를 맞을 수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야당의 수정 예산안은 증액 없는 삭감만 가능해 지역 예산을 챙겨야 하는 의원들의 반발로 예산안 협상이 일괄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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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전날에도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을 밝히고는 “우리가 가진 원칙이나 국가 경제 재정 상황에 비춰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좋은 게 좋다’고 합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우 1%포인트 내리는 것만 갖고는 도저히 외국 투자자나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자본에 대한민국이 기업 하기 좋고 경쟁력 있는 나라라는 신호를 주기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의장이 여야가 대립 중인 다른 현안 6~7개에 대한 중재안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아 협상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저격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대통령실의 눈치만 보고 시간 끌기에 급급하다”며 “법인세 1%포인트 인하 받으려고 지금껏 이러고 있겠느냐며 예산심사 당사자도 아닌 대통령실이 또다시 국회 협상을 폄훼하고 어깃장을 놓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실 심부름꾼으로 전락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민주당의 예산안 단독 수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의 중재안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계속되거나 최악의 경우 해를 넘겨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준예산’ 가능성과 관련, “말이 쉬워 준예산이지 준예산은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여야가 쟁점 사안들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힌다면 예산안 일괄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