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당대표 경선방식 시끌

권성동 “당원 뜻 철저히 반영”
안철수 “민심 통로 없애는 것”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경선을 일반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원 선거인단 투표로만 뽑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행 당원 70%, 여론조사 30%에서 여론조사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원 민주주의’라는 명분에서 아예 ‘당심’으로만 당 대표를 뽑는 게 더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룰 변경은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표출되고 있어 당내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친윤 진영과 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100% 선거인단 투표로 경선 룰을 바꾸는 데 상당한 컨센서스가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당심 대 민심 비율을 9대1로 조정하는 것보다 더 당의 주인인 당원이 당 대표를 뽑는다는 명분도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친윤계 핵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당 대표 선거는 당원 뜻을 철저하게 반영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대표 후보군 중 한 명인 조경태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 100% 경선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당원 100% 경선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40대 이하 당원이 30% 정도 된다. 책임당원 100만 명 시대에 그 정신에 걸맞게 당원들의 권한과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룰 변경은 명분과 함께 친윤계가 지원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친윤계와 가까운 한 의원은 “결국 100% 당심으로 가게 되면 자연스레 친윤 후보들 간 단일화가 이뤄지고 대세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룰 변경에 반대해왔던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체 인구의 절반이 우리를 지지한다고 하면 2400만 지지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도부가 전대 룰을 변경할 경우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리한 전대 룰 변경이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비윤 진영의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 재선 의원은 “과거처럼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해도 당원들이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며 “당원들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과 차기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